양압기 치료, 수면무호흡증 환자 '아침 두통' 개선

양압기 치료 후 53.4%→16.4% 감소

입력 : 2023-10-0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양압기 치료가 폐쇄성수면무호흡증 환자의 아침 두통을 호전시킨다는 국내 의료진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에 기도가 막히면서 10초 이상 호흡이 중단되는 현상이 반복되는 질환으로 심한 코골이, 주간 졸림, 아침 두통 등이 발생하고,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데요. 수면무호흡증의 위험인자는 비만, 음주, 구조적 기형, 가족력 등으로 수면무호흡증이 심각해지면 저산소혈증이 발생할 수 있죠. 증상이 나아지지 않고 장기간 무호흡이 지속될 경우 부정맥과 고혈압, 허혈성 심장질환, 좌심실부전, 폐 질환 등이 유발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수면무호흡으로 인해 혈액 속에 이산화탄소가 많아져서 뇌혈관이 확장되는 동시에 고혈압으로 두개압이 증가해 아침에 심한 두통이 생기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요.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한데, 양압기 치료는 수면 중에 코나 입을 통해 대기 중보다 높은 압력의 공기를 기도에 주입하는 장치로 2018년 보험급여로 인정되면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치료에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양압기를 사용해 수면 중 공기를 지속적으로 기도로 공급해 인두부 연조직의 허탈을 방지하는데, 이는 수면무호흡의 대표적인 비수술적 치료 방법입니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이비인후과·두경부외과 이승훈, 서민영 교수는 폐쇄성수면무호흡증 환자를 대상으로 양압기 치료 연구를 진행한 결과 양압기 사용 후 아침 두통이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은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이 있는 116명의 연구 참가자를 대상으로 3개월 이상 양압기 치료를 진행하고, 치료 전후의 아침 두통 발생 정도와 심각도 변화를 비교했습니다.  
 
왼쪽부터 고려대학교 이비인후과 이승훈 교수, 두경부외과 서민영 교수(사진=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제공)

양압기 치료 후 아침 두통 개선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침 두통을 호소하는 환자는 양압기 치료 전 53.4%에서 치료 후 16.4%로 크게 감소했습니다. 아침 두통을 호소하는 연구 참여자를 대상으로 전혀 없다(0점)에서 항상 있다(6점)까지의 척도로 아침 두통 심각도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유의미하게 줄어든 것을 확인했습니다. 양압기 치료로 아침 두통 발생 정도와 심각도가 확연히 개선된 것인데요.
 
그동안 몇몇 소규모 연구에서 폐쇄성수면무호흡증과 만성 두통의 연관성은 보고됐지만, 100명 이상의 대규모 표본을 대상으로 양압기 치료에 따른 아침 두통의 유병률과 개선 정도의 변화를 비교한 연구는 없었습니다.
 
이승훈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폐쇄성수면무호흡증 환자에게 양압기 치료가 아침 두통 개선에 효과적인 것을 확인했다"며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이 심한 환자에서 아침 두통이 있는 경우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 수면다원검사를 해야한"고 조언했습니다.
 
보통 수면 중에 발생하는 질환은 여러 장기의 복합적인 문제로 생겨나는 경우가 많은데요.
 
수면다원검사(polysomnography)은 수면무호흡증을 진단하는 가장 정확한 검사법으로 수면 중 발생하는 여러 가지 비정상적인 상태를 진단하려고 여러 기구를 이용해 수면 중 상태를 기록해 분석하는 검사입니다. 수면다원검사는 하룻밤 정도 수면을 취하는 동안 뇌기능 상태를 알기 위한 뇌파 검사(EEG)와 눈 움직임을 보기 위한 안전도 검사(EOG), 근육 상태를 알기 위한 근전도 검사(EMG), 심장 리듬을 보기 위한 심전도(ECG), 전체적인 상태를 보기 위한 비디오 촬영 등을 병행하면서 수면 중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포괄적으로 접근하죠.
 
서민영 교수는 "다른 원인을 찾을 수 없는 아침 두통이 있는 환자에서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이 진단된다면 두통에 대한 장기간 약물 치료에 앞서 적극적인 양압기 치료가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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