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과 백지화 논란으로 불거진 서울~양평 간 고속도로 사업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입니다. 특히 야권의 파상 공세가 예상되는 만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여당은 노선변경의 비용·편익분석을 앞세운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야당 측은 정부의 경제성 결과에 의문을 제시하는 등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어 치열한 논쟁이 예상됩니다.
국토위는 오는 10일부터 국토부를 시작으로 한국도로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부동산원 등에 대한 본격적인 국정감사에 돌입합니다. 특히 국토부 국감 당일에는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종점 노선 변경에 대한 여야 간 충돌이 예상됩니다.
국토위는 현재까지 총 11명의 증인을 채택했는데, 이 중 10명이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과 관련한 증인입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10일부터 국토교통부를 시작으로 한국도로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부동산원 등에 대한 본격적인 국정감사에 돌입한다. 사진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대안노선(강상면 종점)의 비용-편익(B/C) 분석 결과 모습. (사진=뉴시스)
앞서 민주당은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지난 2019년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 발표 때부터 유지돼 오던 서울~양평 고속도로 양서면(종점) 노선을 윤석열 대통령 처가에 특혜를 줄 목적으로 대통령 처가 땅이 소재한 양평군 강상면(종점)으로 변경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이후 원 장관은 지난 7월 사업에 대한 '전면 백지화'를 선언하며 "거짓선동에 의한 정치공세에 민주당이 혈안이 돼 있는 한 사업을 재추진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고 맞선 바 있습니다.
노선 변경을 시도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권력층이든 의원이든 민간이든 청탁 압력을 받은 사실이 있다면 장관직을 걸 뿐만 아니라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 재개 여부가 불투명해진 가운데 국토부는 지난 5일 양평군 강상면을 종점으로 하는 대안 노선이 양평군 양서면을 종점으로 하는 예비타당성조사 노선(원안)보다 경제성이 낫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대안 및 원안의 B/C(비용 대비 편익)는 각각 0.83, 0.73으로 대안이 원안보다 13.7% 높다는 결론입니다. 또 하루 교통량 역시 대안 노선이 3만3113대, 원안이 2만7035대로 대안 노선이 약 6000대가량 더 많다고도 강조했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10일부터 국토교통부를 시작으로 한국도로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부동산원 등에 대한 본격적인 국정감사에 돌입한다. 사진은 더불어민주당 서울양평고속도로특혜의혹 진상규명TF가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관련 현장을 방문한 모습.(사진=뉴시스)
국토부의 이번 발표는 국감을 앞두고 노선 변경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조치로 풀이됩니다. 야당 측은 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국회 국토위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은 별도의 국회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최인호 의원은 "의문이 더 가중되는 (국토부의)발표"라며 "강상면 종점 안과의 차이를 억지로 만들기 위해 예타안의 B/C(비용 대비 편익)를 의도적으로 낮춘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발표 시점에도 정치적 의도가 담겨있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국정감사를 앞두고 분석 결과를 발표한 건 국회가 세부 자료를 검토할 시간조차 주지 않고서 국감을 어물쩍 넘기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도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사업추진 전말과 이번 B/C값 발표 내용을 종합하면 '강상면 종점안'은 뜬금없다"며 "두 종점안을 비교하는 B/C값 모두 1을 넘지 못했고 그 차이마저 0.1에 불과해 이제는 경제성에 따른 종점안의 우위를 논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진 상황"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국토부는 그동안 강상면 종점안이 경제적이라고 주장해 왔으나 그 효과가 미미하다면 이 모든 논란을 감수하고서라도 종점을 변경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측은 이번 분석 결과에 대한 의심을 해소하기 위한 '제3자 검증 요청'도 피력한 상태입니다. 논란 해소에 대한 실마리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양평 고속도로 사업 재추진은 상당한 시간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