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10월 10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장용준 기자] 카드사와 캐피탈사가 양분하던 자동차할부금융 시장이 인터넷은행의 참전으로 격전지로 변해가는 가운데, 하나카드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21년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시장에 진출한 이후 다양한 상품군과 마케팅 등을 통해 점유율을 확대해 온 성과라는 평가다.
캐피탈·카드사 양강구도 이룬 자동차할부금융 시장
자동차할부금융 시장은 캐피탈사가 주도권을 쥐고 있으면서 카드사와 양강구도를 이뤄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리스사와 할부금융사를 포함한 캐피탈사와 카드사의 자동차할부금융 자산 총합은 올해 2분기 기준 41조8017억원으로 전년 동기(38조9837억원)보다 7.2% 증가했다.
캐피탈사의 자동차할부금융 자산 규모는 올해 2분기에 31조429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8조3377억원)보다 10.9% 늘었다.
캐피탈사는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자동차 제조업체를 낀 캡티브 금융사들의 경우 특정 차종에 무이자 할부나 초저금리를 내세우는 등의 방식이 가능하다 보니 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6개 전업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하나·우리·롯데)의 자동차할부금융 자산은 10조3723억원으로 전년 동기(10조6460억원)보다 2.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신한카드가 전년 같은기간(4조1205억원)보다 7.8% 감소한 3조7992억원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KB국민카드(3조3934억원→2조9350억원) △우리카드(1조7612억원→1조579억원)△
삼성카드(029780)(5327억원→4593억원) 등 4개사가 지난해 2분기보다 자산규모가 줄어들었다.
업계에서는 시장금리 상승으로 인해 조달금리와 적용금리가 오르면서 신차할부 이용액이 크게 감소한 것을 원인으로 꼽는다. 할부금융을 무턱대고 이어갈 수 없다 보니 보수적인 기조로 전환해 수익성 확보 등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자동차할부금융 자산 규모 성장세 이어가는 하나카드
이 같은 기조 속에서 자동차할부금융 자산규모가 증가한 유이한 카드사는 롯데카드와 하나카드였다. 롯데카드의 경우 하반기 2021년 6월 1097억원이던 것이 2021년 말 1269억원, 2022년말 3350억원으로 급증한 후 올해 상반기에도 4658억원으로 급격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자체 오토할부 상품인 '롯데카드 다이렉트 오토' 서비스 이용실적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자동차 할부금융 실적을 견인했다는 게 롯데카드 측 설명이다. 다만 아직 자동차할부금융을 취급한 전업카드사 6곳 가운데 5위에 머무르는 수준이라 외형을 더 키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가장 주목받는 곳은 경쟁사보다 뒤늦게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진출한 하나카드다. 진출 첫해인 2021년 상반기에 1391억원이던 자동차할부금융 자산은 지난해 상반기에 6675억원으로 불어난 데 이어 올해 6월에는 116.6%나 급증한 1조4456억원을 채울 만큼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외형도 커져 영업자산이 2021년말 8조3000억원, 2022년말 10조6000억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11조6000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안태영
한국기업평가(034950) 책임연구원은 "하나카드는 2020년 이후 카드사 평균 성장률을 상회하는 외형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라며 "결제서비스 자산 증가, 자동차할부리스 사업 진출을 통해 높은 자산성장률을 기록해 타 중소 카드사와의 자산 규모 차이를 축소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하나카드는 2021년 이후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자동차 할부금융 등 비신용카드사업을 확대하면서 총채권 중 할부금융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말 0% △2021년 말 4.2% △2022년 말 12.1% 등으로 자연스레 급성장세를 보였다.
이를 두고 김성진 NICE신용평가 김성진 수석연구원은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자동차할부금융 등 비신용카드 사업 확대를 추진함에 기인한 것"이라면서도 "다만 하나카드가 자동차 할부금융 사업을 지속할 예정이나, 시장 경쟁이 강한 가운데 자산성장에 있어 시장상황과 수익성을 모두 고려하고 있어, 할부금융 자산의 비중상승은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항마로 꼽혔던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오토론 잔액은 3조원대로(7월 말 기준 3조4310억원) 지난해 말(4조165억원)보다도 14.6% 감소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는 최대치를 기록했던 2019년(5조2965억원) 이후 2021년까지 5조원대를 유지하던 것에 비해 절반 가까이 급감한 수치다. 다만 올 하반기 들어서는 이 같은 빈자리를 케이뱅크를 비롯한 인터넷은행이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며 채울 것이라 다시 한 번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하나카드는 상품 다양화를 위해 2021년에 자동차 할부금융시장에 진출한 이후 경쟁력 있는 상품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빠르게 안착했다"라며 "자동차를 구매하려는 고객의 니즈에 맞춰 오토카드할부, 오토할부, 오토론, 오토캐쉬백 등 다양한 상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용준 기자 cyongj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