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증상 난소암, 방심은 금물...조기 치료 중요

선별 검사법 없어,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 필수
배란 횟수 적을수록 난소암 걸릴 위험 낮아

입력 : 2023-10-1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부인암은 자궁과 난소를 포함한 여성 생식기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특히 난소암은 병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무증상인 경우가 많이 주의를 요하는 부인암으로 꼽힙니다. 
 
난소암의 발병원인은 정확히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가족 중에 난소암 환자가 있는 경우 난소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알려집니다. 유전자(BRCA) 검사에서 양성일 경우 음성인 경우보다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10배 이상 높아지므로, 반드시 정기적인 조기 검진이 필요하죠. 문제는 95% 이상의 대다수 난소암은 이러한 가족력이 없는 환자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난소암 치료 결과는 언제 발견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암이 퍼지지 않고 난소에만 머물러 있는 초기단계에서 발견해 수술과 치료를 조기에 하면 완치율이 90%에 달하는데요.
 
하지만 난소암의 대부분의 환자가 3기 이후에 진단을 받죠. 소화불량이나 복통, 헛배가 부르거나 비정상적인 질출혈, 간혹 배에 단단한 덩어리가 만져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난소암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난소암은 아직 선별 검사법이 확립되지 않았는데요. 영국에서 진행돼 2021년 발표된 난소암 조기검진 연구(UKCTOCS)에 따르면, 초음파 검사와 난소암 종양표지자를 이용한 조기검진 방법이 3/4기 난소암의 발생률을 감소시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들어 BRCA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으면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증가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를 이용하려는 움직임도 있긴 하나, 검사 비용이 비싸고 보험 적용 등의 문제가 있어 보편화되지는 않았죠.
 
현재로서는 난소암을 조기 발견하려면 연 1회 정도 산부인과를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가장 최선의 방법으로 권장되는데요.
 
민경진 고려대학교안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질초음파 검사, CA-125를 비롯한 난소암 관련 종양표지자 검사 등이 난소암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난소암은 병기에 관계없이 수술을 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골반 깊숙한 곳에 위치한 난소는 조직검사를 위한 접근 자체가 쉽지 않고, 조직 채취를 위해 바늘로 찌르는 과정에서 난소가 터져 암이 복강 전체로 퍼질 위험이 높아 수술 전 별도로 조직검사를 하지 않죠. 
 
민경진 고려대학교안산병원 산부인과 교수(사진=고려대안산병원 제공)
 
초기 난소암 '복강경 수술' 권장
 
수술은 난소를 기본으로 자궁, 림프절 등 전이가 의심되는 부분을 모두 적출하는데요. 이후 적출한 장기에 대한 조직검사를 통해 암을 확진하고 병기에 따라 추가 항암치료를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진행성 난소암의 경우 선행항암화학치료를 시행하고 병기설정수술 후 추가로 항암화학치료를 시행하거나, 병기설정수술을 시행하면서 복강내온열항암화학치료를 동시에 시행해 난소암의 완전절제 확률을 높이고 재발의 가능성을 낮춰 가죠.
 
난소암은 복강 내에 병이 전이돼 있는 3/4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개복 수술이 일반적인 치료법으로 통하며, 최근에 초기 난소암은 복강경 수술을 적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민 교수는 "난소는 크기가 3~4cm 정도로, 수술 시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존해야 배란 기능과 정상적인 호르몬 분비를 유지할 수 있다"며 "초기 난소암으로 의심되는 경우에는 수술 부위를 최소화하고 병변만 제거할 수 있는 복강경 수술이나 로봇수술과 같은 최소침습 수술이 유리하다"고 말했습니다.
 
배란 횟수가 적을수록 난소암에 걸릴 위험은 낮아지는데, 이 때문에 난소암 예방을 위한 경구용 피임약 복용이 고려되기도 합니다. 다만, 피임약 복용과 수술에는 각종 부작용과 후유증의 위험이 있으므로 산부인과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죠.
 
또한 BRCA 유전자 돌연변이를 보유한 여성 등, 난소암 고위험군이면서 출산 계획이 없는 경우에는 예방적 난소난관절제술을 시행할 수도 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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