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국내 대형 IT주들이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이틀째 상승랠리를 이어갔다. 5일 전기전자업종은 전일 대비 112.22포인트(1.48%) 큰 폭 오른 7706.05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수 상승의 주역은 돌아온 '황제주'
삼성전자(005930).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1만3000원(1.70%) 뛴 77만6000원에 장을 마치며 이틀째 강세흐름을 보였다. 이날은 시가가 2%대 갭상승했음에도 상승세가 걷히지 않은 데다 거래량 또한 100% 넘게 급증해 삼성전자에 쏠린 투자 열기를 가늠케 했다.
매수세는 주로 외국계 창구에서 유입됐다. 노무라증권과 CS증권이 매수상위 1, 2위에 각각 랭크됐으며, DSK, UBS 등이 뒤이어 사들였다.
하이닉스(000660)도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에 힘입어 선전했지만, 국내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만 봐도 연말증시를 이끌 원동력으로서 시장이 삼성전자에 거는 기대가 더 크다.
그러나 삼성전자에 기대 지수의 연말 랠리에 '베팅'하는 것은 아직 무리라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전반적인 분석이다.
세계 3위 반도체 D램 업체 엘피다가 감산에 들어간 것에 대한 반사이익, 주도주 지위를 내준 채 소외받은 데 따른 반발매수세가 주가를 떠올리고 있지만, 근본적인 수요가 회복되기까지는 장기 랠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김영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IT주들에 유입되고 있는 외국인 매수세는 이들 종목이 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데다 엘피다가 감산하겠다고 밝히면서 IT도 바닥을 찍는 거 아니냐는 기대감이 반영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삼성전자는 올해 시장이 많이 오를 때도 주가가 거의 연중 최저치일 정도로 부진했던 것이 최근 상승의 원인"이라며 "반도체, 액정표시장치(LCD), 발광다이오드(LED)의 수요 회복세가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세적인 상승세로 전환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진단했다.
반종욱 대신증권 연구위원도 "전반적으로 수요가 위축돼 있는 상황이고 연말에 북미나 유럽쪽에서 경기회복 시그널이 나타나기까지 업황회복을 섣불리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며 "주가가 연말까지 가파르게 오르는 데는 난항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엘피다 감산 이슈는 국내 메모리업체의 지배력이 확대되고 경쟁력의 격차가 크다는 것을 시사하는 중요한 시그널"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외국인들이 주식을 더 살 가능성이 있고 기관들도 이를 방관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