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공천' 확인사살…'수도권 위기론' 일파만파

<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서울' 민주 50.2% 국힘 26.3%

입력 : 2023-10-17 오전 6:00:00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국민의힘이 신임 사무총장에 '친윤(친윤석열) 대구·경북(TK)' 재선인 이만희 의원을 임명한 것은 내년 4월 총선 공천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일색'으로 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여당의 '수도권 위기론'이 여론조사에서 수치로 드러나고 있음에도, '도로 영남당'으로 회귀, 지난 20대 총선 공천 파동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됩니다.
 
민주당, 서울 지지율 50%지표로 나타난 '위기론'
 
16일 국민의힘 지도부는 임명직 당직자 전원 사퇴로 시작한 보궐선거 패배에 대한 '쇄신'을 수도권 인사 전진 배치로 수습하는 모양새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정작 당 공천권을 좌지우지하는 사무총장에 이 의원을 임명, 논란을 자초했습니다. 여당의 정책 구상을 이끌 정책위의장에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유의동 의원을 인준했지만 공천권은 놓지 않겠다는 시그널을 공표한 셈입니다. 총선 공천의 실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은 공천권에 직·간접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 수행단장을 지냈습니다. 당 안팎에선 신임 사무총장 인선 직후 "친윤에 도로 영남당이냐"라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신임 사무총장 역시 영남권 의원 아니냐'는 기자의 질에 "여기까지 하자"라며 답을 피했습니다. 
 
문제는 국민의힘의 '수도권 위기론'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17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4일부터 15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105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 따르면 정당지지도는 민주당 46.8%, 국민의힘이 31.5%로 조사됐습니다. 지역별 조사를 보면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50.2%로 절반을 넘어선 반면 국민의힘은 26.3%에 불과했습니다. 인천·경기에서도 민주당이 45.9%, 국민의힘이 31.5%로 집계됐습니다. 

다 이겼던 20대 총선'옥새 파동'으로 '자멸'
 
홍준표 대구시장은 보궐선거 참패 이후의 김기현 체제에 대해 "지도부로서는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고 국민이 탄핵했는데, 쇄신 대상이 쇄신의 주체가 될 자격이 있나"라고 밝히며 "지금 지도부는 태생의 한계 때문에 총선 앞두고 또 도장 들고 나르샤 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2016년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벌어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의 일명 '옥쇄 파동'을 거론한 겁니다. 당시 당내에는 진박(진짜 친박근혜) 중심으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 결과를 수용하지 못하겠다며 대표 직인을 들고 잠적한 바 있습니다.
 
여당 지도부가 쇄신을 외쳤지만 친윤 사무총장의 끈은 놓지 못하면서 내년 총선에서도 '옥쇄 파동'과 같은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내년 총선에서 친윤 사무총장을 충심으로 한 '친윤 일색'의 공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계파 간 공천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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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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