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네이버(
NAVER(035420))와
카카오(035720) 등 국내 양대 포털 플랫폼 사업자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습니다
. 잇따른 논란 및 사법 리스크
, 그리고
‘가짜뉴스
’와 관련 정치권의 압박에 이어 제도권의 규제 움직임까지 등장하면서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됩니다
.
네이버와 카카오 본사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먼저 카카오는 지난해 10월15일 발생한 판교 데이터센터(IDC) 화재 이후 각종 악재가 잇따르면서 그야말로 바람 잘 날 없는 상황인데요. 지난 19일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혐의로 배재현 투자총괄대표가 구속되면서 그간 불거졌던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했다는 분석마저 나옵니다.
'카톡 먹통' 사태 이후 카카오는 '먹튀' 이미지를 안겨준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에 이어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까지 스톡옵션을 행사하면서 대외 이미지 하락을 면치 못했습니다. 남궁 전 대표는 지난해 초 취임하면서 마치 스톡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것처럼 표명했지만 스톡옵션으로 약 94억원의 차익을 챙겨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또 지난달에는 카카오의 CFO가 법인카드로 1억원 상당의 게임 아이템을 결제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는데요. 카카오는 해당 CFO에게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내렸지만, 카카오 노조가 경찰 고발을 진행하면서 수사를 받아야 할 상황에 놓였습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사진=카카오)
경영진 사법리스크는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도 예외는 아닙니다. 김 센터장은 지난달 시민단체로부터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인데요. 여기에 SM엔터테인먼투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김 창업자가 자유로울 수 없다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수사 당국인 금융감독원은 김 센터장에게 오는 23일 출석을 통보했습니다.
고용불안 해소를 요구하며 집회 행진하는 카카오 노조 (사진=뉴스토마토)
또한 실적 악화로 인한 카카오 공동체의 고용 불안도 큰 문제입니다. 카카오 노조는 두 차례의 집회를 통해 고용진에게 고용불안을 해소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치권의 거센 압박도 카카오에 큰 산으로 보이는데요. 켜켜히 쌓인 악재와 더불어 최근 급부상한 '가짜뉴스'와 '여론조작 의혹' 등의 이슈로 인해 김 창업자 및 카카오의 경영진이 국정감사장에 소환돼 난타 당할 가능성도 아직 남아있습니다.
카카오만큼 근심거리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네이버 역시 여러 걸림돌에 노심초사하는 상황입니다. 특히 정부와 여당의 '가짜뉴스 척결' 의지와 '알고리즘 조정 의혹' 등은 네이버를 겨냥하고 있는 모양새인데요. 방송통신위원회는 "네이버가 우리나라 최대 검색포털 사업자로 미디어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특히 뉴스 점유율 66.7%의 독점적 시장 지배력을 가지고 있어 이와 관련한 사회적 책임과 공정성 논란이 계속돼왔다"라고 지적하며 압박 수위를 높여가는 중입니다.
또한 플랫폼의 독과점과 관련한 규제 움직임도 네카오엔 부담입니다. 윤석열정부는 출범 이후 플랫폼에 대한 자율규제 기조로 정책 방향을 설정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사전규제 추진 의지를 놓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6일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자율규제 상황을 점검한 뒤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법적인 규율로 가져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현안 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플랫폼 업계에선 일부 기업들의 '갑질' 등 자성해야 할 부분도 있지만 정부가 플랫폼 산업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고 지적합니다. 외국의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한국 진출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국 산업에 '독점'이라는 프레임을 씌운 규제로 혁신이 막히고 있다는 겁니다.
더구나 일부 플랫폼 기업의 경우 사실상 독점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으로 대신 파트너사들이나 이용자들의 이익을 도모하는 식으로 독점에 따른 폐해를 상쇄하는 비즈니스 모델인데, 정부의 '독점 프레임'으로 성장이 저해되고 있다는 볼멘 소리도 나옵니다. 더불어 규제와 관련한 정부 정책의 혼선이 길어짐에 따라 업계에선 혼란만 가중되고 있고, 이는 자칫 국내 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자율규제와 사전규제의 방향이 일치하지 않으면 업계에서는 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라며 "규제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해야겠지만, 실제로 산업이 잘 육성되고 소비자들에게 좋은 영향이 미쳐질 수 있는 쪽으로 규제 방향이 정해지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