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조각투자업체들이 상품 상장을 줄줄이 미루고 있습니다. '국내 1호' 타이틀을 거머쥐려던 투게더아트가 금융당국 심사에서 퇴짜를 맞은 데 이어 테사와
서울옥션(063170)블루도 증권신고서 제출을 연기했습니다. 금융당국이 요구하고 있는 가치산정과 투자자 보호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서인데요. 준비는 미흡한데 마음만 앞섰다는 평가입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로부터 투자계약증권 발행사로 인정받은 조각투자사는 △테사 △스탁키퍼(뱅카우) △서울옥션블루(소투) △투게더아트 △열매컴퍼니 등 5곳입니다. 이들은 1호 상장을 위해 경쟁을 벌여왔는데요.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 운영사인 서울옥션블루와 테사는 증권신고서를 다음달 이후로 미뤘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지적한 미술품 감정평가 부문과 투자자 보호장치를 마련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옥션블루 관계자는 "미술품 가치 산정 부분에서 좀 더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조각투자도 주식 발행과 마찬가지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하고, 공시 및 사업영위를 위해 금감원 승인을 받고 투자자 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데요. 조각투자가 증권 중 하나인 '투자계약증권'으로 분류되는 만큼 양식에 맞춰 증권신고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하지만 조각투자업체들이 미술품 등은 국내 선례나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핑계로 관계사에 감정평가를 맡기는 등 벌써부터 도덕적해이를 부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투게더아트는 지난 8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가 금감원의 가치산정 문제 지적에 한달도 안돼 철회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게더아트의 경우 모회사인 케이옥션이 감정평가 법인에게 자문을 제공했다"면서 "만약 (케이옥션이 아니라)제 3자가 자문했다면 독립성에는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례가 축적이 돼야 가치산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나올 수 있다"면서 "이미 조각투자 설명회를 마련해서 감정평가를 객관적으로 외부의 독립기관에서 평가 받으란 안내는 충분히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감정평가 법인이 많지 않은 만큼 미술품 조각업계는 향후에도 가치산정의 객관성 입증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테사 관계자는 "시장자체가 초창기라 미술품 감정평가 법인이 현재 3~4군데 밖에 없는데 공인된 곳도 아니다"라고 토로했습니다.
현재는 열매컴퍼니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해 금감원의 심사과정에 있는데요. 열매컴퍼니의 경우 투자계약 자체의 이행을 상시 감시·감독하는 외부 기관이 존재하지 않는 등 투자자 보호조치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업계관계자는 "투자계약에 따라 공동사업이 제대로 운영되는지 여부에 관한 외부 감시나 감독 업무를 상시적으로 수행하는 견제장치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이로 인한 예상하지 못한 투자자 손해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우려했습니다.
업계는 열매컴퍼니 심사결과를 가이드라인 삼아 신고서 작성에 속도를 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옥션블루가 운영중인 소투.(사진=서울옥션블루)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