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플랫폼만 유리한 조항들…카카오·우티 등 면책에 제동

IDC장애·디도스 공격 면책 등 불공정 약관 7개 운영
조사 과정서 사업자들 조항 스스로 고쳐
면책 조항 삭제 등 불공정 약관 변경

입력 : 2023-10-29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김소희 기자]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장애·디도스(DDoS) 공격이나 쿠폰·포인트를 부당하게 말소하는 등 플랫폼 서비스 책임을 등하 시한 택시호출플랫폼 사업자들의 이용약관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이들은 카카오모빌리티, 우티, 티머니, 브이씨엔씨, 코나투스·진모빌리티 등 6곳으로 사업자 면책, 고객 책임 전가 조항 등 공정당국이 시정한 불공정 약관 유형이 7개에 달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6개 택시 호출 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 이용약관을 시정한다고 29일 밝혔습니다. 불공정 약관 조항 유형을 보면 △IDC 장애 및 DDoS 공격을 불가항력으로 보는 조항 △부당하게 쿠폰·포인트를 말소하는 조항 △사업자의 손해배상범위를 일정 금액 이하로 제한하는 조항 △부당하게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 등이었습니다.
 
이어 △서비스 이용제한 및 제재를 하는 조항 △중요 약관 변경시 통지를 생략하는 조항 및 고객의 동의를 간주하는 조항 △고객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조항 △부당하게 사업자를 면책하는 조항 등입니다.
 
시정 명령을 받은 조항 중 택시 플랫폼들은 이전까지 IDC 장애 및 DDoS 공격을 불가항력으로 봤습니다. 
 
그러나 공정위는 플랫폼 서비스를 차질 없이 제공할 의무이행에 있어 인터넷 설비를 장애 없이 관리하는 것이 사업자의 본질적 의무라고 판단했습니다. IDC 장애 및 DDoS 공격을 불가항력 조항으로 보는 건 사업자의 손해배상 범위를 제한하는 조항으로 약관법 제7조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또 부당하게 쿠폰·포인트를 말소하는 조항도 운영했습니다. 고객의 서비스 탈퇴나 이용계약 해지 시 유상·무상 여부를 따지지 않고 일률적으로 쿠폰과 포인트를 삭제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공정위는 사업자가 무상으로 제공한 것 외에 고객이 유상으로 대가를 지불해 취득한 쿠폰·포인트의 경우 서비스 탈퇴나 이용계약 해지 시 환불하는 게 타당하다고 봤습니다. 일률적으로 쿠폰과 포인트를 삭제한다는 조항은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으로 약관법 제6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IDC 장애 및 디도스 공격을 당했을 때 사업자가 전혀 책임지지 않도록 하는 등 7개의 불공정 약관을 시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택시. (사진=뉴시스)
 
이 뿐만 아닙니다. 사업자의 손해배상 범위를 일정 금액 이하로 제한하는 조항도 존재했습니다. 사업자가 서비스와 관련해 고객에게 부담하는 손해배상 범위를 일정 금액으로 제한하거나, 사업자가 가입한 보험 조건을 넘은 손해에 대해서는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도록 했습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사업자 책임 범위에서 부담하는 게 타당하다며 손해배상 범위를 임의로 제한하는 건 약관법 제7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IDC 장애 및 디도스 공격 면책 조항은 삭제하고 유상 쿠폰·포인트는 환불하도록 조치했습니다. 일정 금액으로 배상책임을 제한하는 내용도 삭제했습니다. 
 
이 외에도 부당하게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서비스 이용 제한 및 제재를 하는 조항, 중요 약과 변경시 통지를 생략하는 조항 및 고객의 동의를 간주하는 조항, 고객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조항, 부당하게 사업자를 면책하는 조항도 불공정 약관으로 판단, 시정했습니다.
 
공정위 측은 이번 조사 과정에서 택시 플랫폼 사업자들은 모두 불공정 약관조항을 스스로 시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동명 공정위 시장감시국 약관특수거래과장은 "공정위는 그간 주요 플랫폼 사업자들의 불공정한 약관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시정해 왔다"며 "국민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플랫폼 분야에 대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택시호출플랫폼은 택시 호출을 원하는 소비자와 운송 서비스 제공하는 택시 사업자를 연결하는 서비스입니다. 모바일 앱을 통한 호출, 실시간 차량 및 예상 요금 정보 제공, 앱 내 자동결제 기능 등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택시호출플랫폼의 월간 이용자 수는 1230만명에 달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IDC 장애 및 디도스 공격을 당했을 때 사업자가 전혀 책임지지 않도록 하는 등 7개의 불공정 약관을 시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사진은 택시. (사진=뉴시스)
 
세종=김소희 기자 shk329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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