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지난 대선 과정에서 백현동 개발사업 등과 관련해 허위발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이 '검찰이 발언을 짜집기 후 자의적으로 해석해 공소사실을 구성했다'는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이 대표 측은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강규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백현동 개발사업 허위 발언 의혹과 관련해 "이 사건 공소사실이 발언 전체의 맥락을 도외시하고 짜깁기해서 피고인(이 대표)에게 불리하게 구성한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2021년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2015년 성남시가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의 용도를 자연녹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해 민간업자에게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질문에 '국토부가 용도변경을 요청하면서 이에 따르지 않으면 직무유기로 문제 삼겠다며 협박했다'는 취지로 답변했습니다.
"발언 전체 보면 허위 내용 없어"
이 대표의 변호인은 "발언 전체를 다 따져보면 허위라고 할 만한 내용이 없다"며 "국토부가 용도변경을 요청한 것이 사실이고, 성남시와 정부가 대립했던 것도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당시 발언은 대선 후보자 지위에서 당선될 목적으로 답한 것이 아니라 피감기관 기관장으로서 의원들 질의에 답한 것"이라며 "대법원 판례는 의사소통의 공연함에서 행해지는 모든 행위를 허위사실공표죄로 처벌할 수 없으며, 즉흥성·기억 불명확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시작된 재판은 이 대표 없이 진행됐습니다. 이 대표는 국회 국정감사 일정을 이유로 재판에 또 불출석했습니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직전인 2021년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백현동 특혜 의혹 등과 관련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지난해 9월 재판에 넘겨져 1년1개월 동안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재명, 백현동 허위발언 기소후 '국토부 협박사실 있냐' 물어"
한편 이날 같은 법원 형사합의27부(김옥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알선수재) 혐의 재판에는 2013∼2015년 성남시 도시계획과장으로 근무했던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A씨는 이 대표가 지난해 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국정감사 허위 발언 혐의로 기소된 후 당시 주무과장인 자신에게 직접 전화해 국토교통부가 용도 변경을 압박한 사실이 있었는지 확인했다고 증언했습니다.
검찰이 A씨에게 "작년 10월 2일쯤 이 대표가 직접 증인에게 전화해 국토부로부터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을 협박받은 사실이 있는지 확인했나"라고 묻자 A씨는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이 대표가 '누군가가 국토부가 용도 변경을 안 해주면 직무유기로 문제삼겠다고 했다고 보고했는데 그게 증인이 아니었냐'고 물었나"라는 검찰 측 질문에는 "그렇다. 국토부로부터 전화받거나 협박받은 사실이 없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