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광고요금제 도입하고 구독료 인상…최주희 대표, 새판짜기 나선다

국내 사업자 중 처음 광고요금제 도입
구독료는 인상…라이브채널 무료화·다운로드 기능 도입
콘텐츠 투자는 지속…목표는 넘버1 K-콘텐츠 플랫폼

입력 : 2023-10-31 오전 10:54:31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최주희 대표 취임 이후 처음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이 대대적 서비스 개편에 나섭니다. 광고형요금제(AVOD)를 도입하고, 무료 가입자들에게도 tvN 등 29개 실시간 라이브 채널을 개방합니다. 다운로드 기능과 4개의 프로필을 제공하는 내용도 있는데요. 대신 독립 출범 이후 처음으로 구독료 인상도 단행합니다. 이용자 선택권과 편의성을 높이면서 구독료도 높이는 방향으로, 해외 OTT와 경쟁을 염두에 둔 결단으로 분석됩니다. 
 
티빙은 이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 전면 개편안을 31일 발표했습니다. 해외 OTT에 준하는 상품 체계를 구축해 넘버1 K-콘텐츠 플랫폼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는 목표입니다. 
 
티빙이 31일 서비스 개편안을 발표했다. (사진=티빙)
 
국내 사업자 중 처음 AVOD 도입 
 
티빙은 내년 1분기 중 월 5500원의 광고형 요금제를 출시합니다. 
 
OTT 광고형 요금제는 지난해 11월 넷플릭스가 국내를 비롯한 12개 국가에서 출시했습니다. 구독자는 시간당 평균 4~5분의 광고를 시청하는 대신, 한달 구독료를 낮출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국내에서 월 5500원에 이 요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제일 낮은 구독료인 스탠다드 1만3500원 대비 8000원 저렴한 서비스입니다. 넷플릭스 이후 디즈니플러스가 글로벌 시장에 저가형 모델로 광고 요금제를 내놨고, 아마존도 아마존 프라임의 광고 있는 요금제를 도입했습니다. 
 
글로벌 사업자들이 가입자 확대를 위해 가격을 낮춘 광고요금제를 도입하고 있는데 티빙도 이 대열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최주희 대표는 취임 이후 이러한 개편안을 고심하고 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언급해 오기도 했습니다. 지난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최주희 대표는 "사업 모델 다변화를 위해 구독형 모델 외 광고 모델 확대, 가격존 다양화 등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한 데 이어 이달 초 부산에서 개최된 국제 OTT 페스티벌에서는 "(광고요금제는) 해야 될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티빙 관계자는 "국내외 OTT 시장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광고 사업이 부상하고 있고, 티빙도 변화에 발맞춰 광고형 요금제 상품 출시를 결정했다"며 "독보적인 콘텐츠 경쟁력으로 광고 시장 핵심 축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주희 티빙 대표(왼쪽에서 두번째)가 10월7일 부산에서 개최된 국제 OTT 페스티벌 개막식을 앞두고 진행된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구독료는 인상…라이브채널 무료화·다운로드 기능 도입 
 
광고형 요금제로 저가형 카테고리를 만든 만큼 구독료는 다음달 1일부터 인상합니다. 웹 결제 가격 기준으로 베이직 월 7900원, 스탠다드 월 1만900원, 프리미엄 월 1만3900원였던 구독료가, 베이직 월 9500원, 스탠다드 월 1만3500원, 프리미엄 월 1만7000원으로 오릅니다. 변경된 구독료는 신규 가입자부터 적용되는데요. 웹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동일합니다. 기존 가입자의 경우 웹 가입자의 구독료가 현재 인앱결제 수준인 베이직 9000원, 스탠다드 1만2500원, 1만6000원 수준으로 오릅니다. 변경된 가격은 내년 3월 구독료부터 청구됩니다. 내년 1월부터 3월까지 구독료 변경에 대한 사전 동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티빙은 구독료 변경에 사전 동의한 가입자에 한해 내년 5월까지 최대 3개월간 기존 요금으로 티빙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진행한다는 계획입니다. 
 
주요 실시간 라이브 채널도 다음달 1일부터 무료로 제공됩니다. 티빙을 유료로 구독하지 않은 무료 가입자들도 tvN, JTBC 등 29개의 실시간 라이브 채널을 시청할 수 있도록 제공합니다. 어느 누구라도 OTT를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시청 경험을 제공하려는 차원입니다. 
 
이용자 편의성 확대를 위한 서비스 변화에도 나섭니다. 태블릿, 앱 등에서 원하는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나 시청할 수 있는 콘텐츠 다운로드 기능을 도입합니다. 현재 구독자라면 12월1일부터 오리지널 콘텐츠부터 드라마, 영화, 다큐멘터리 등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기존 1개의 프로필만 제공되던 베이직 이용자부터 프리미엄 이용자까지 4개의 프로필도 제공합니다. 
 
티빙 콘텐츠. (사진=뉴스토마토)
 
콘텐츠 투자는 지속…목표는 넘버1 K-콘텐츠 플랫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광고형 요금제를 도입하고, 이용자 저항이 있는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은 글로벌 OTT 사업자들과 경쟁하면서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해외 OTT에 준하는 체계로 바꿀 수밖에 없는 환경에 직면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데요.
 
티빙은 신규 비즈니스 모델 확장과 구독료 체계의 변화를 통해 치열한 OTT산업 속에서 해외 OTT에 견줄만한 경쟁력을 갖추고, 명실상부 국내 1위 사업자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입니다. 특히 현재의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입니다. 티빙은 약 6000편의 오리지널·독점 에피소드와 영화·예능·드라마·다큐멘터리 등 약 16만편에 이르는 콘텐츠 라인업을 구축했습니다. 내년에도 다양한 장르와 규모감 있는 시리즈물, 차별화된 예능과 다큐멘터리, 스포츠 라이브러리로 독보적인 콘텐츠 경쟁력을 이어간다는 목표입니다. 
 
티빙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활로를 개척해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넘버1 K-콘텐츠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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