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후두암, 방사선 치료로 완치 가능하다"

치료 중 염증으로 증상 더 악화될수도…일시적 현상으로 호전돼

입력 : 2023-11-07 오후 2:24:09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보통 암에 걸렸다고 하면 수술을 받아야 완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수술이 암을 제거하는 매우 효과적인 치료법인 것은 사실이지만 수술 외에도 암을 제거하고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특히 후두암은 종양 제거 시 성대가 손상될 수 있어 종양 제거와 목소리 보존이라는 문제를 고려해야 하죠.
 
후두암은 목의 식도와 기도의 입구 부위에 위치하고 있는 후두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전체 암 발생률의 약 2~5%를 차지하는데요. 대부분의 후두암 발생은 여러 외부 오염 물질에 의한 노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특히 흡연과 음주, 공해 물질, 바이러스 감염, 그 밖의 외부 자극 등의 원인에 의해 상피세포가 변성 과정을 거쳐 암세포로 변하게 됩니다.
 
후두암은 다른 종류의 암과 연관돼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후두암 환자의 15%는 진단 당시 구강이나 식도, 폐에서 동시에 암이 발견되고, 10~20%의 환자들은 이후에 다른 암에 걸립니다.
 
후두암은 진단 당시 종양이 얼마나 진행됐는지에 따라 치료 방법이 결정되는데요. 암 진행단계는 후두암의 위치, 범위, 경부 림프절에 퍼져 있는 정도, 원격 전이 여부 등에 따라 1~4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초기 후두암은 방사선 치료나 수술로 치료할 수 있지만 이미 암이 진행됐다면 수술 후 방사선 치료와 항암 치료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공문규 경희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방사선 치료는 목소리를 내는 성대와 그 주변 조직에 발생하는 암인 후두암의 초기 단계에서 종양 제거와 목소리 보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매우 효과적인 치료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공 교수는 "후두암은 발생 초기부터 목소리가 쉬거나 변형되는 증상이 흔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비교적 초기에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후두암의 대표적인 초기 증상은 음성 변화입니다. 특별한 이유 없이 쉰 목소리와 같은 음성 변화가 몇 달간 지속되고 증상이 심해진다면 후두암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후두암이 진행되면 종양이 궤양이나 염증을 형성해서 통증이 나타나는데요. 통증은 음식물을 삼킬 때 주로 발생하며 심한 경우 귀에 통증이 전달되기도 합니다. 음식을 삼키기 힘들거나 숨쉬기가 힘들다면 암이 커지거나 주위 신경을 침범해 생기는 증상일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암이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후두암은 수술과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등 세 가지 치료방법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1~2기에서는 수술이나 방사선치료 중 하나만을 시행하는 단독요법을 주로 시행합니다.
 
공문규 경희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사진=경희대병원 제공)
 
조기 발견해 치료하면 '완치율 80%'
 
방사선 치료는 주 5회, 총 20~30회 정도 시행합니다. 치료 시작 후 2~3주 정도가 지나면 목소리가 쉬거나 변형되는 증상이 오히려 악화될 수 있지만, 이것은 방사선 치료로 인한 염증 때문에 생기는 일시적인 증상이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공 교수는 "치료가 끝나고 1~2달 정도 지나면 방사선 치료로 인한 후두 부위 염증이 가라앉으면서 서서히 본래 목소리로 회복된다"며 "원래 본인의 목소리로 얼마만큼 회복되는지 여부는 개인별로 차이가 있지만, 방사선 치료 후 목소리가 심각하게 훼손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방사선 치료 시작 후 2~3주 정도가 지나면 목 앞쪽 피부가 빨갛게 변하면서 간지럽거나 쓰라린 증상이 생길 수 있는데요. 이런 증상은 점점 심해져 치료가 끝날 때쯤에는 피부가 벗겨져 진물이 나오는 경우도 있죠. 이는 방사선 치료로 인한 피부 염증 때문인데, 치료가 끝나고 2-3주 정도 지나면 완전히 회복됩니다.
 
공 교수는 "초기 후두암을 방사선으로 치료했을 때의 완치율은 80% 이상으로 조기발견을 통한 적극적인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높은 완치율을 유지하면서 더 짧은 기간 동안, 더 간편하게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학계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완치의 희망을 놓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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