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래 민주당 의원이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박민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장제원 위원장의 의사진행 방식에 대해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박민 한국방송공사(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파행을 거듭했습니다. 야당 의원들은 장제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신상발언 기회를 주지 않았다며 '집단 퇴장'했는데요. 이에 장 위원장과 여당 의원들도 거세게 반발, 인사청문회는 1시간 20여분 만에 중단됐습니다.
인청 시작하자마자 고민정…박민에 ‘사과’ 요구
7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박 후보자의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고민정 의원이 제기한 일명 '청탁금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의혹과 관련한 박 후보자의 입장에 대해서였습니다. 박 후보자는 지난 3일 “KBS본부노조와 고 의원은 근거 없는 허위주장과 더 이상의 박 후보자에 대한 공격을 멈추길 바란다”고 밝혔는데요.
고 의원은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 제기에 박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이 청문위원 실명을 거론하며 ‘근거 없는 허위주장으로 공격을 멈추기를 바란다’고 했다”며 “청문위원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도 “박 후보자 측이 허위사실 유포라고 청문위원을 겁박했다”며 “박 후보자에 이 자리에서 사과할 것을 요청한다”고 했습니다.
박 후보자의 사과 여부에 대해 장 위원장은 “고 위원이 박 후보자와 질의 응답하는 과정에서 후보자 답변을 들어보고 판단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이에 고 의원은 자료제출도 거부한 박 후보자에 질의할 내용이 없다며 신상발언 기회를 달라고 했는데요. 장 위원장은 신상발언 기회를 줄 수 없으니 질의를 진행하라고 했습니다.
‘신상발언 부여’ 놓고 충돌…야당 ‘집단’ 퇴장
장 위원장이 신상발언 기회를 주지 않자 고 의원은 장 위원장을 향해 “위원장 갑질”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장 위원장이 청문위원 권리를 보호해 주기는커녕 청문위원을 매도하고 있다”고 주장했죠. 장 위원장은 “세상에 위원장을 상대로 청문회 하는 것도 처음 본다”며 “위원장 자격을 고 위원이 정하는가. 참 어이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야당 의원들은 장 위원장에게 항의하다 집단 퇴장했습니다.
야당 의원들이 청문회장을 나서자 여당 의원들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야당에 청문회 파행의 책임을 물었습니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은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면서 박 후보자처럼 개인 신상과 관련해 논란이 될 만한 이슈가 없는 분은 참 오랜만인 것 같다”며 “민주당이 반대 명분이 없어 ‘셀프 태클’로 청문회 파행을 유도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비꼬았습니다. 이후 장 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 23분경 정회를 선언했습니다.
야 ‘낙하산 의혹’ 맹공…여 ‘혁신 적임자’ 방어
파행됐던 인사청문회는 이날 오후 2시 속개됐습니다. 오후에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은 박 후보자가 선정된 과정에서 불거진 낙하산 의혹을 문제 삼았습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KBS 이사회가 결선투표와 재공모 절차를 무시했다”며 “사퇴 후 정식 절차를 거쳐 추천받을 생각이 없나”라며 “국정감사에서 이미 여러 차례 시정을 요구하고 지적했다”고 했습니다.
여당은 박 후보자가 KBS 혁신을 이끌 적임자라는 점을 부각했습니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박 후보자는 30여년 기자 경력을 통해 내공을 가진 언론인으로서 공영방송 역할과 철학에 대한 이해가 높다”며 “객관적 시각으로 냉철히 KBS 문제점을 진단, 파악해 과감히 구조조정해 KBS가 새롭게 태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