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국내 주요 이동통신사들이 기대치를 밑도는 3분기 합산 성적을 내놨습니다.
SK텔레콤(017670)의 선전으로 3사 합산 영업이익은 상반기에 이어 1조원을 돌파했지만,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는 어닝쇼크를 기록했습니다. 유·무선 사업의 견조한 흐름으로 외형은 커졌지만, 5G 시장의 성장 둔화에 대비해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통신업계는 비통신 분야 신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8일 SKT는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36% 증가한 4조402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6.96% 성장한 4980억원입니다.
KT와 LG유플러스도 지난 7일 3분기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KT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6조6974억원, 영업이익은 28.9% 급감한 321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LG유플러스도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3% 증가한 3조5811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25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 감소했습니다.
SKT를 제외하고 KT와 LG유플러스 모두 3분기 이익이 크게 줄었는데, 이 기간 영업비용이 증가한 데 따른 영향이라는 것이 양사의 설명입니다.
KT는 통상 4분기에 반영했던 임금 협상과 콘텐츠 소싱 비용을 3분기에 반영했습니다. 일시적 비용을 제거하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오히려 작년 동기보다 13.1% 증가한 5122억원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비상 경영 체제 하에서 김영섭 대표의 취임 이후 비용을 우선 처리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LG유플러스는 전력료 인상으로 비용이 늘었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20㎒ 주파수를 추가 취득하면서 무형자산 상각비가 반영됐습니다. 회사측은 4분기엔 이를 회복해 연간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통신업계는 연간 기준으로는 지금보다 수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문제는 내년부터입니다. 5G 시장이 성숙된 만큼 내년부터 통신사의 수익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비교적 양호한 3분기 실적을 내놓은 SKT도 이 전망에선 예외가 아닙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향후 국내 통신 3사의 실적 전망은 부정적"이라며 "현재 통신 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5G 보급률 포화와 핸드폰 판매 부진에 따른 5G 순증 가입자수 둔화, 이동통신(MNO) 가입자수 감소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통신 3사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인공지능(AI),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 신사업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SKT는 △AI 인프라 △AIX △AI 서비스 3대 전략을 중심으로 성장을 가속화합니다. 유·무선 사업에 AI를 접목하는 것은 물론 엔터프라이즈, 모빌리티, 헬스케어 영역에서 AI 사업을 추진하고, AI 기술 브랜드 '에이닷엑스'도 고도화할 계획입니다. 개인 AI비서 '에이닷'은 최근 통화녹음·요약 서비스를 출시한 데 이어 실시간 통화 통역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입니다.
KT는 IT 역량을 기반으로 B2B와 B2C 시장을 모두 공략한다는 방침입니다. 캐시카우인 B2C 사업은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지속 발굴하고, B2B 영역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T는 지난달 초거대AI '믿음'을 공개했는데, AI를 활용해 수익 사업을 발굴하고 성장세인 클라우드 사업의 마진율을 높일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LG유플러스는 IDC, 전기차 충전 서비스 등 B2B 사업에 속도를 냅니다. 지난달 준공한 초대형 IDC '평촌 2센터'는 내년 상반기부터 매출이 반영될 예정이고, 전기차 충전도 건설업계와 협업을 확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목표는 3년 내 상위 3위 사업자 지위를 확보하는 것으로, 오는 2026년까지 충전기 5만기를 설치할 계획입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