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14억 인구 대국 인도에서 리얼미와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중저가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며 시장 1위 삼성전자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현지 스마트폰 생산량 확대에 나선 미국 애플도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모습입니다.
8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7~9월)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출하량 기준) 1.1%포인트 차이로 간신히 리얼미를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습니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6.2%로, 전분기(15.7%)보다 0.5%포인트 소폭 증가했습니다. 리얼미는 전분기(12.6%)와 비교해 2.5%포인트 상승한 15.1%를 기록, 기존 3위에서 2위로 올랐습니다. 지난 2분기 16%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던 비보는 3분기 13.9%를 나타내며, 순위가 2단계 밀려난 3위를 기록했습니다.
4~7위까지도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차지했습니다. 4위는 샤오미로 11.7%의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이어 오포(5위·9.9%), 원플러스(6위·6.2%), 샤오미 서브 브랜드인 포코(7위·5.7%)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8위는 애플로 점유율 5.5%를 기록했습니다. 애플은 지난 2분기와 동일한 점유율을 나타냈지만 전분기보다 점유율이 0.7%포인트 상승한 포코에 7위 자리를 내줬습니다. 중국 업체의 인도 시장 합산 점유율은 62.5%로, 삼성전자의 점유율보다 3.8배가량 앞섭니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이달 1일 내놓은 3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 자료에서도 중국 업체의 위협이 잘 드러납니다. 해당 자료에서 2위 샤오미는 점유율 16.2%로 1위 삼성전자(17.2%)를 바짝 추격하고 있습니다. 양사의 격차는 0.6%포인트에 불과합니다. 삼성전자와 3위 비보(15.9%) 간 점유율 차이도 1.3%포인트에 그칩니다. 시장조사업체마다 점유율 집계치가 다르지만 세계 최대 인구 대국으로 부상한 인도에서 삼성전자와 중국 업체 간 선두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분위기입니다.
인도 벵갈루루에 위치한 삼성 익스피리언스 스토어. 사진=삼성전자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200달러(약 26만원)대 중저가 제품이 인기가 가장 높습니다. IDC에 따르면 3분기 판매량 기준 100달러(13만원)부터 200달러 가격대 스마트폰의 점유율은 44%에 달합니다. 200달러에서 400달러(52만원) 사이의 제품 점유율은 22%, 100달러 이하 스마트폰 점유율은 20%를 기록했습니다. 중저가 부문 공략을 위해 올해 삼성전자는 '갤럭시 A·M' 시리즈(A34, A54, M14 등)를, 리얼미는 'C53'와 '11X'를, 비보는 'V27' 시리즈와 'Y100'을 선보이며 점유율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800달러(104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부문에서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프리미엄폰 점유율은 3분기 기준 6%에 그치지만 최근 들어 애플의 주도 하에 프리미엄화 추세가 강화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아이폰 13·14·14플러스'를 앞세워 60%의 점유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한 갤럭시S23 시리즈와 갤럭시Z 폴드·플립5로 36%대 점유율로 애플을 추격하고 있습니다.
양사는 현지 스마트폰 생산 비중도 높이고 있습니다. 애플은 지난해부터 인도에서 아이폰 제조를 시작했으며, 앞으로 5년 동안 현지 생산량을 현재의 5배 이상인 400억달러(53조원) 규모로 늘릴 계획입니다. 삼성전자도 지난 2월부터 인도 노이다 공장에서 주력 플래그십폰 '갤럭시 S·Z' 시리즈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