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국내 양대 포털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
NAVER(035420))와
카카오(035720)의
3분기 성적표가 공개됐습니다
. 양사 모두 역대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였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희비가 엇갈린 모습입니다
.
카카오는 9일 연결 기준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 늘어난 2조 160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역대 분기 최대치 기록입니다. 이로 인해 카카오는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 등 악재에도 전 분기에 이어 연속 2조원 매출 달성에 성공했습니다. 다만, 영업이익은 1403억원으로 집계됐는데요. 전년 대비 7% 감소한 수치입니다.
반면, 이에 앞서 실적 발표를 한 네이버는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활짝 웃었습니다. 네이버는 지난 3일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2조 4453억원, 영업이익 380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 15% 증가한 수치입니다. 네이버는 매출뿐 아니라 영업이익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영업비용은 양사 모두 전년 대비 약 20% 가량 증가했는데요. 카카오는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섰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 본사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네이버·카카오, 콘텐츠가 '효자'
양사의 준수한 실적은 ‘콘텐츠’가 이끌었습니다. 웹툰 IP의 드라마화 성공 등이 반영된 결과인데요. 카카오는 SM엔터 인수에 따른 뮤직 부문이 도드라진 성과를 냈습니다. 네이버는 콘텐츠 외에도 커머스 부문에서 호조를 보이며 실적을 견인했습니다.
먼저 카카오의 콘텐츠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1조 1315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같은 기간 뮤직 매출의 성장세는 105%로 도드라졌는데요. 매출액은 5133억원에 달합니다. 소속 아티스트의 활동 확대와 더불어 SM엔터 소속 아티스트의 높은 앨범 판매고가 호실적을 견인했습니다. 현재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조종 의혹 등 ‘사법 리스크’가 진행 중이지만, 이 같은 성장세를 보면 카카오의 인수 전략이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한 카카오는 무빙 등 웹툰 IP 영상화 성공에 따른 호조로 인해 스토리 부문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8% 성장한 249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네이버는 콘텐츠와 커머스 양 축이 성장세에 기여한 모습입니다. 네이버의 콘텐츠 사업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434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역시 웹툰 IP의 영상화 흥행 등에 힘입은 결과입니다. 커머스 부문은 포쉬마크 인수 편입 효과 등으로 같은 기간 41% 증가한 647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포쉬마크 편입 효과를 제하더라도 전년 동기 14.7% 성장세를 나타내 준수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미래 먹거리 '생성형 AI'…네이버 '탄력' 카카오 '검증'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생성형 AI’를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 꼽으며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인데요.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를 접목시킨 B2B(기업 간 거래) 모델 등 본격적인 수익성을 기대하며 탄력을 붙이고 있는 반면, 카카오는 아직 ‘검증 단계’로 갈 길이 다소 먼 상태로 보입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 (사진=뉴시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생성형 AI’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언급하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홍 대표는 “AI 모델 측면에서 카카오브레인이 자체 개발 중인 다양한 파라미터(매개 변수) 크기의 파운데이션 모델 중 일부 모델은 구축이 완료됐다”라며 “이와 동시에 글로벌에 공개 돼 있는 오픈소스 모델의 파인튜닝(미세 조정)을 병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AI 기술을 서비스에 실제 적용하는 단계에서는 자체 모델, 튜닝된 오픈소스 모델, 글로벌 빅테크 모델까지 다양한 선택지를 열어두고 구현하려는 서비스에 적합한 모델을 비용 효율성의 관점에서 유연하게 채택할 계획”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카카오톡 오픈채팅에 결합된 AI 콘텐츠봇을 출시하면서 검증의 과정을 거치려고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홍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자체 개발 모델인 ‘코GPT 2.0’의 연내 출시가 불투명하다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다만, ‘코GPT 2.0’의 개발이 아직 완료가 되지 않았고, 실제 서비스에 접목할 모델 역시 ‘검증’ 단계를 거치는 만큼 실제 수익화에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반면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를 검색 등 각 사업 부문에 접목하며 기술 고도화와 수익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요. 최근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각 세종’의 문을 여는 등 인프라도 갖췄습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 (사진=네이버)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8월 DAN(단) 컨퍼런스에서 공개된 생성형 AI 라인업은 계획대로 테스트를 통해 서비스 고도화 및 업데이트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B2C뿐 아니라 B2B향으로 고도화된 기반 기술과 네이버만이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활용해 이용자, 창작자, 비즈니스들의 생산성과 효율 향상을 위해 필요한 도구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를 발굴해 나가겠다”라고 밝혔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