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지율도 박빙…KT vs. LGU+ '2위 싸움'

MNO 시장서 처음 경쟁구도 깨졌다
KT는 정면 반박…LGU+는 관망
해지율도 LGU+가 낮아…정부 통계 개편안에 촉각

입력 : 2023-11-09 오후 4:19:07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통신시장 2위 타이틀을 놓고 KT(030200)LG유플러스(032640)가 맞붙었습니다. 이동통신(MNO)이라는 한정된 영역이지만, 만년 3위인 LG유플러스가 2위 KT를 따라잡았는데요. 아직 전체 무선시장 통계 기준으로는 KT가 2위지만, '경쟁 활성화' 측면에서 유의미한 변화라는 시각도 나옵니다. KT보다 많은 LG유플러스의 LTE 가입자, KT보다 낮은 LG유플러스의 해지율 등 최근의 수치 변화들이 통신시장판의 티핑포인트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LG유플러스, 한국전력 검침용 IoT 회선 134만여개 추가
 
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9월 기준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에 따르면 LG유플러스의 MNO 가입 회선 수는 1801만6932개로 집계됐습니다. 같은 달 1713만3388개를 기록한 KT를 앞섰습니다. 
 
LG유플러스가 MNO 회선수를 대폭 키운 것은 원격관제 등을 중심으로 사물인터넷(IoT) 회선을 늘린 영향입니다. LG유플러스는 원격관제에 포함되는 한국전력(015760)의 검침용 IoT 회선을 수주하면서 지난 9월 134만5066개의 원격관제 회선을 추가했습니다.  
 
 
MNO 회선수를 제외한 지표에서는 여전히 KT가 2위입니다.  9월말 기준 고객용 휴대전화 가입 회선은 SK텔레콤 2309만4699개, KT 1359만1062개, LG유플러스 1101만874개로 나타났습니다. 알뜰폰(MVNO) 회선까지 합친 숫자는 SK텔레콤 3365만6587개, KT 2430만1642개, LG유플러스 2354만4698개로 조사됐습니다. 
 
KT "전체 시장 지표 아냐" vs. LGU+ "B2B 사업 매진 결과" 
 
LG유플러스의 MNO 회선수 증가에 대해 두 회사 분위기는 다소 상반됩니다. KT는 전체 시장을 볼 수 있는 지표가 아니라며 정면 반박을, LG유플러스는 B2B 사업에 매진한 결과일 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관망적 자세입니다. 
 
KT는 지난 7일 3분기 실적발표설명회에서 "경쟁사의 회선 증가는 가입자가 아닌 IoT 회선이 늘어난 것"이라며 "회선당 월 1000원에도 못 미치는 값을 받으며 수백만 회선을 따내는 방삭의 사업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오전에는 온라인 브리핑을 열고 MNO 시장은 휴대폰, 가입자 기반 단말장치, IoT 등 분야로 구분되는데 KT가 앞선 가입자 기반 시장은 사물 통신보다 규모가 크고 수익성도 더 좋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김영걸 KT 커스터머부문 상품기획담당 상무는 "IoT 시장은 월 평균 평균금액(ARPU)이 수백원에서 수천원으로 전체 시장 규모는 3000억~5000억원 수준이고, 휴대폰 등 사람기반 시장은 전체 시장 규모가 23조원에 이른다"며 "수익성이 좋은 시장에서 KT가 앞서고 있는 만큼 단순한 지표 상의 역전만으로 입지가 뒤바뀌었다고 하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정부의 통계 집계 방식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도 짚었습니다. 박철호 KT 정책협력실 사업협력담당 상무는 "사람과 사물 회선을 사용하는 시장도 달라 서로 다른 규제를 받고 있고, 회계 자료와 가입 시 이용약관도 서로 분리돼 관리된다"며 "과기정통부는 두 종류의 회선을 합산해 발표하고 있는데, 개편을 논의할 때 의견을 적극 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 서비스는 기존 B2C시장에서 B2B시장으로 확대되고 있고, 이 중 IoT 통신은 카인포테인먼트, 스마트팩토리, 도심항공교통(UAM) 등 신산업 분야에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확대되는 B2B 시장에서 다양한 고객가치와 고객경험혁신을 통해 선도사업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LG유플러스 사옥(왼쪽)과 KT 사옥. (사진=각사)
 
무섭게 따라붙는 LGU+LTE가입자·해지율도 우위 
 
통계 집계 방식에 따라 시장 해석이 달라진다는 목소리 속에 과기정통부는 개편안을 검토 중입니다. 정부의 결정에 따라 경쟁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지난 8일 통신비 인하 방안 발표 자리에서 홍진배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세분된 통계로 총량은 물론 사람과 IoT도 구분해서 집계하려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번 MNO 수치 외에도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미묘한 변화는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작은 변화로 큰 변화를 가져오는 티핑포인트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21년 10월 LTE 가입자 1065만5363명을 기록하며 KT(1048만4279명)를 처음 앞섰습니다. 당시 차이는 17만1084명이었지만, 지난 9월 기준 격차는 380만3483명으로 확대됐습니다. 해지율에도 변화가 감지됩니다. 해지율은 평균가입자(전월 가입자와 당월 가입자의 평균) 대비 해지 건수의 비율을 의미합니다. 통신시장에서는 통신사 충성도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되곤 합니다. 실제 통신사들은 이탈고객을 줄여 안정적으로 수익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대개 해지율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순으로 낮았습니다. 올해도 대체로 이 기조가 유지됐지만, 3분기엔 LG유플러스 해지율이 1.05%를, KT는 1.2%를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수치 변화 역시 KT는 인정하기 힘들다는 입장이긴 합니다. KT 관계자는 "LTE 가입자 증가, 해지율 개선도 결국은 IoT 회선 증가에 따라 신규 가입자가 늘어난 결과"라며 "질적으로 성장했다고 볼 수 있는 지표는 아니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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