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소희 기자] ‘반도체 플러스’ 전환에 따라 11월 초 수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목표한 남은 두달간 ‘수출액 1100억달러’ 달성 여부는 불안한 모양새입니다.
단순 계산으로 이달 남은 기간에만 550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여야 합니다. 이달 초 1% 증가세에 그친 반도체 수요의 뚜렷한 회복세가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13일 관세청이 발표한 '2023년 11월 1일~10일 수출입 현황(잠정치)'에 따르면 이달 초 수출은 18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습니다. 이로써 11월 10일까지 연간 누계 수출액은 5375억5900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연간 누계 수출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9.6%(570억달러) 감소한 금액입니다.
주요 품목으로 보면 수출 비중이 가장 큰 반도체는 전년 동기 대비 1.3% 상승하는 등 이달 초 수출을 견인한 모습입니다. 이달 초 반도체 수출 금액은 27억달러 수준입니다.
주요 국가별로 보면 미국과 일본 등의 수출액이 상승했습니다. 미국은 37억달러로 23% 증가했습니다. 일본도 9억달러로 26.9% 올랐습니다. 반면 수출 금액이 가장 많은 중국의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했습니다. 중국의 수출액은 38억달러입니다.
승용차와 무선통신기기도 각각 37.2%, 4.1% 늘었습니다.
13일 관세청이 발표한 2023년 11월 1일~10일 수출입 현황(잠정치)에 따르면 수출은 18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사진은 인천신항 전경. (사진=뉴시스)
하지만 전체 수출 중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15.3%로 전년과 비교해 0.3%포인트 감소한 수치입니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회복이 여전히 더딘데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 성적이 부진해 이달 목표치 달성은 미지수인 상황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8일 '제2차 민관합동 수출확대 대책회의'를 통해 11월부터 12월까지 남은 두 달간 수출액 110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설정한 바 있습니다.
'수출 플러스' 반등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구상에서입니다. 10월 수출액은 550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1% 증가했습니다.
정부가 올해 남은 두달 수출액 1100억달러로 설정한 배경에는 전년 11월(518억달러)과 12월(548억달러) 수출 지표보단 선방하겠다는 계산이 깔렸습니다.
두 달간 1100억달러 달성 목표를 단순 추산하면 한달에 550억달러를 벌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11월 목표치를 550억달러라고 계산했을 때, 전년 동월 대비 6.1%(지난해 11월 수출액 518억달러)가 증가해야 목표치 도달이 가능합니다.
이후 12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0.3%(지난해 12월 수출액 548억달러) 이상을 기록해야합니다. 11월 목표 달성까지 남은 약 20일 동안은 368억달러의 수출액을 차지해야합니다.
만약 남은 기간 동안 3.2% 정도 상승에 그칠 경우 341억달러로, 11월 한 달 수출액은 523억달러에 머물수 있습니다. 목표치인 550억달러보다 27억달러, 한화 약 3조5700억원이 부족한 셈입니다.
이달 초 무역적자 17억달러로 적자행진을 보이고 있는 무역수지도 고민거리입니다. 연간 누계액은 198억5200만달러 수준으로 남은 기간 무역수지 적자를 벗어나기엔 갈 길이 먼 상황입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기에 중국 쪽 수요가 줄어들 때마다 수출액이 타격을 받는 것"이라며 "단기간에 수출액이 줄어들더라도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장기적으로 중국 시장을 대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반도체가 아닌 제2의 먹거리를 만들어 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조언했습니다.
13일 관세청이 발표한 2023년 11월 1일~10일 수출입 현황(잠정치)에 따르면 수출은 18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사진은 인천신항 전경. (사진=뉴시스)
세종=김소희 기자 shk329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