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최근 늦가을을 즐기려는 나들이객이 늘고 있지만, 자칫 신증후군 출혈열에 감염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신증후군 출혈열은 쯔쯔가무시병, 렙토스피라증과 함께 가을철 유행하는 대표 발열성 질환으로, 흔히 유행성 출혈열, 한국형 출혈열로 불리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3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원인 바이러스는 한타 바이러스로 국내에서는 한타 바이러스의 하위 부류인 한탄 바이러스, 서울 바이러스, 수청 바이러스, 무주 바이러스, 임진 바이러스, 제주 바이러스 등에 의해 발생합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설치류, 주로 들쥐의 배설물이 건조되면서 나온 바이러스가 먼지와 함께 떠다니다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거나 상처 난 피부, 눈과 코, 입 등에 직접 접촉해 감염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요 증상으로는 발열과 출혈소견, 신부전 등이 나타납니다.

 

한타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설치류를 숙주로 감염시키지만 설치류에게는 질병을 유발하지 않습니다. 인간에게는 설치류의 소변, 침, 대변을 통해 한타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습니다. 특히 한타바이러스의 몇몇 종은 인간에게서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데요.

 

 

신증후군 출혈열은 연중 발생할 수 있으나 주요 호발 시기는 10~12월로 가을걷이에 나서는 농부들이나 야외활동이 잦은 군인들에게 꾸준히 발생합니다. 최근에는 낚시와 캠핑 인구가 늘면서 감염 위험은 더 높아지고 있는 추세인데요.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해 약 15만 명에게 발생할 정도로 공중보건학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한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보통 2~3주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기와 저혈압기, 소변감소기, 이뇨기, 회복기의 5단계 임상 경과를 보입니다. 신증후군 출혈열과 관련된 사망은 보통 저혈압기와 소변감소기에 발생하며, 사망률은 약 5~15%로 알려져 있죠.

 

발열기의 주요 증상은 발열과 오한, 근육통, 얼굴과 몸통의 발진, 결막 충혈 등이 있습니다. 저혈압기에서 중증 감염으로 발현된 경우 정신 착란, 섬망 등 쇼크 증상을 동반할 수 있고 쇼크에서 회복되지 못하면 사망할 수 있습니다. 이후 소변량이 줄면서 신부전 증상이 발생하는 소변감소기를 거치게 되는데, 이 시기 신부전과 출혈 증상이 악화하면 사망 가능성은 더 커집니다. 실제로 전체 사망환자의 절반 정도가 이 시기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신증후군 출혈열의 원인 바이러스를 없애는 효과적인 치료법이 발견되지 않아, 한타 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제 치료 자체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신증후군 출혈열은 신속한 진단과 각 병기에 맞는 대증적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사망 가능성이 큰 소변감소기에는 신장 기능이 저하될 수 있어 수분 공급과 전해질 균형 유지에 노력해야 합니다. 신장 기능이 현저히 저하될 때는 투석 등의 신대체요법을 시행해야 사망률을 낮출 수 있습니다.

 

석혜리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증후군 출혈열은 연중 산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으나 10~12월 사이 특히 유행 양상을 보여, 이 시기 유행 지역의 산이나 풀밭에 가는 것을 가급적이면 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석 교수는 "풀밭 위에 옷을 놓거나 눕는 것을 삼가고 야외 활동 후에는 샤워 및 세탁을 통해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석 교수는 "쯔쯔가무시병, 렙토스피라증과 달리 신증후군 출혈열은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한 만큼, 야외 활동이 많은 군인과 농부, 골프장 인부 등은 유행시기의 약 1개월 전에는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