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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14일 18:1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제약업계에서는 세대교체라는 말이 화두에 올랐다. 전통적인 구조로 사업을 영위하던 제약회사들은 오너 3세 경영에 돌입하면서 신사업 추진, 체질 개선 등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IB토마토>는 경영 세대교체 닻을 올리고 적극적인 변화에 나선 제약회사를 중심으로 현재까지 일궈낸 경영 성과 및 상황 등을 중간 점검해 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의약품으로 주요 매출을 견인하던
대원제약(003220)이 올해 오너 3세인 백인환 사장 경영이 본격화되면서 경영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백 사장은 올해 초부터 경영총괄을 담당하면서 경영승계 작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연구개발(R&D) 확대 및 사업다각화 기조 등 활발한 경영 활동에 나섰기 때문이다. 백 사장은 현재까지 무난한 성적표를 받고 있어 인수 기업들의 체질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룰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대원제약 전경.(사진=대원제약)
무난한 경영 성적표…연구개발도 활발
백 사장은 대원제약 백승호 회장의 장남으로 2011년 대원제약 전략기획실 차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헬스케어사업부, 마케팅본부를 거쳐 올해 1월1일 대원제약의 경영총괄 사장으로 선임되면서 본격적인 경영 일선에 투입됐다.
대원제약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2571억원으로, 전년 동기(2341억원) 대비 9.82% 증가했다. 대원제약은 자체 개발 신약인 펠루비를 필두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며 2015년 감기약 콜대원 시리즈에 힘입어 매출을 늘려 왔다. 매출 확대에는 코로나19 영향이 컸지만, 백 사장이 선임된 후 엔데믹 기조에도 매출 성장세가 꺾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백 사장은 마케팅본부에 있던 당시 콜대원 시리즈 등 의약품으로 성과를 내면서 경영 능력을 입증했던 바 있다. 주력 제품인 콜대원을 '짜 먹는 감기약' 슬로건 아래 마케팅을 하며 감기약 시장에서 입지를 넓혔기 때문이다. 특히 콜대원·코대원 등 진해거담제 의약품 시리즈 수요가 높아졌다. 실제 백 사장이 마케팅본부로 영입되기 직전인 2018년에 '코대원포르테'로 분류되는 매출은 215억원 수준이지만, 사장으로 선임되기 직전인 지난해 '코대원 포르테/에스' 품목으로 58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처럼 백 사장의 무난한 성적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백 사장이 선임된 이래로 연구개발(R&D) 투자가 10%대에 돌입한 것 뿐만 아니라 바이오 기업으로 투자도 활발하기 때문이다.
실제 대원제약의 연구개발비율을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10.42%(249억원)으로, 전년 동기(7.86%, 171억원) 대비 2.56%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약회사들의 본질적인 역할인 신약개발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원제약은 최근 10년 동안 상반기 기준 연구개발비율이 10%를 상회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최근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차세대 먹거리 확보를 위해 바이오기업에 대한 활발한 투자도 이뤄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의약품 연구개발 기업인 엘베이스에 10억원을 추가로 투자했으며 올해 사장으로 선임된 직후인 1월에는 넥스트바이오메디컬에 20억원을 투자했다.
기업 인수 적극 나서…화장품 사업까지 확장하나
여기에 올해 백 사장이 선임되고 신사업 확장을 위해 기업 인수에 적극 나서면서 인수기업에 대한 체질개선까지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원제약은 지난 2021년 대원헬스케어(구 극동에치팜)를 인수한 데 이어 올해 에스디생명공학 인수 작업도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원제약 측은 에스디생명공학 인수를 통한 화장품 사업 진출에 대해 확실히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했지만, 업계에서는 사업다각화를 목적으로 인수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대원제약은 지난 2021년 극동에치팜을 지분 83.53%에 인수했다. 이후 올해 3월에는 상호명을 대원헬스케어로 변경하면서 본격적인 헬스케어 사업 확장에 나섰다. 이 가운데 대원헬스케어는 올해 상반기 당기순손실 8억9578만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동기 18억원 손실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개선된 수치로, 인수 후 안정화에 접어드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백 사장이 선임된 후 첫 대규모 계약으로 에스디생명공학을 인수하면서 화장품 사업에도 나설지 관심을 모은다. 에스디생명공학은 화장품 제조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대원제약이 에스디생명공학의 지분 65.3%을 확보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백 사장이 올해부터 경영총괄을 담당하면서 일궈낸 첫 대규모 계약이다.
여기에 에스디생명공학 인수는 대원제약을 포함한 DSK컨소시엄(에이스수성신기술투자조합18호, 주식회사 코이노, 포커스자산운용 주식회사)이 진행한다. 투자 규모는 총 650억원으로 8000만주 주식을 400억원에 인수하고 나머지 250억원을 전환사채(CB)로 인수한다. 에스디생명공학은 해외시장을 기반으로 매출을 내왔지만 팬데믹 영향으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올해 4월 회생절차에 접어들었다.
실제 에스디생명공학의 영업이익 추이를 살펴보면 팬데믹 직전인 2018년 103억원의 성과를 달성했지만, 이후 2019년 -164억원으로 급감했다. 이후 수익성 악화가 계속되면서 올해 상반기에도 영업손실 186억원에 그쳤다. 대원제약 측은 확실히 화장품 사업 진출에 대해 확실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현재 에스디생명공학의 최대주주에 오른 상황이기 때문에 체질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대원제약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대원헬스케어의 경우) 아직 정비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다"라며 "확실히 정해진 사항은 없다"라고 전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