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치료 중 생기는 가슴통증 원인은 '식도염'

심근경색, 협심증 초기 증상과 유사

입력 : 2023-11-21 오후 3:17:22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방사선 치료를 받는 암 환자 중 상당수가 치료 과정에서 가슴 통증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폐암과 식도암, 흉선암 등 흉부에 생긴 암으로 치료받고 있는 환자에게서 쉽게 관찰되는데 간혹 심근경색이나 협심증의 초기 증상일 수 있어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가슴통증을 호소할 수 있는 원인은 매우 다양한데요.
 
심장 및 폐의 이상 뿐만 아니라 가슴 부위의 피부, 근육, 연골 및 뼈의 이상, 큰 혈관의 이상 등으로도 가슴통증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가슴 부위는 아니지만 식도 혹은 위의 염증, 담낭의 이상 등도 가슴통의 원인이 되기도 하죠.
 
방사선 치료 중 생기는 가슴 통증은 대부분 식도염이 원인입니다. 방사선 식도염은 방사선 치료를 시작한 후 2~3주 정도가 지나면 발생하기 시작하는데, 강한 방사선에 식도벽에 손상이 생기며 염증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식도염은 식도 점막이 염증을 일으켜 짓무르는 질환으로, 감염이나 산, 알칼리의 자극, 약물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며 통증이나 출혈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데요. 악성종양의 치료를 위해 에 방사선 치료를 받은 이후에 식도염이 생길 수 있으며, 방사선 조사에 의한 식도의 급성 손상은 진균이나 바이러스 감염 등 에 의한 식도염과 달리 대개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증상이 나아집니다.
 
식도는 위에서 아래로 흉부를 관통하면서 깊숙한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흉부에 있는 암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방사선에 식도가 노출될 수밖에 없는데요. 방사선 치료로 인한 식도염은 대부분 저절로 좋아지는 질환이기 때문에 전문 의료진의 적절한 진단이 우선돼야 합니다.
 
공문규 경희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질병이지만, 방사선 식도염은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방사선 치료가 끝나고 2~3주 정도가 지나면 대부분 호전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픽사베이)
 
강한 방사선, 식도벽 염증 유발
 
방사선 치료는 암세포에 방사선을 조사해 암세포를 죽이고, 암세포가 주변으로 증식하는 것을 막는데. 보통 암이 있는 부위에만 국소적으로 방사선을 조사해 정상세포의 손상은 최소화하고 암세포를 파괴합니다. 일반적으로 방사선 치료의 효과는 암세포가 방사선을 조사하고 나서 몇 일 혹은 몇 주가 지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는데요. 치료가 종료된 후에도 몇 주에서 몇 달까지 암세포는 계속해서 죽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방사선 치료로 인한 합병증은 대부분 정상조직의 손상으로 인해 나타나는 설사와 피로, 탈모, 구강점막의 변화, 구강건조, 미각의 변화, 오심, 구토, 성기능 장애, 피부 병변 등 각종 부작용이 일시적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공문규 경희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사진=경희대병원 제공)
 
2~3주 후 증상 호전
 
방사선 치료는 암세포 주변에 인접한 건강한 정상세포들을 손상시키기도 하지만, 건강한 세포의 대부분은 방사선 치료가 끝난 후 서서히 정상적으로 회복됩니다.
 
방사선 치료로 인한 식도염은 대체로 방사선 치료를 시작한 후 2~3주 정도가 지나면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주요 증상은 가슴 답답함, 화끈거림, 조이는 느낌 등 다양한 증상으로 시작해서 심한 가슴 통증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가슴이 조이는 느낌이나 흉부 통증 때문에 심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잘못 생각해 불필요한 검사를 시행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됩니다.
 
공 교수는 "증상이 심할 경우, 제산제나 위산억제제 등을 투여하고 경우에 따라서 진통제를 처방하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염증을 억제하기 위해 스테로이드를 처방하는 경우가 있는데, 여러 연구 결과를 보면, 스테로이드 투여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따라서, 스테로이드 투여는 가급적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암이 식도와 매우 근접해 식도벽 손상이 굉장히 심하게 발생한 경우, 10명 중 2~3명꼴로 식도가 좁아지는 후유증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는 식도벽 손상이 아물 때 흉터가 두껍게 생기는 켈로이드 체질의 환자에서 주로 발생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내시경을 통해 좁아진 식도 부위를 넓히는 시술을 시행해야 합니다.
 
공 교수는 "방사선 치료를 받을 때 가슴 통증이 생겨도 너무 겁먹을 필요 없다"며 "방사선 치료로 인한 식도염은 대부분 저절로 좋아지는 질환이니, 불필요한 검사를 시행하지 말고 전문의의 판단에 따라 적절한 약을 복용하면 대부분 큰 후유증 없이 회복되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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