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진욱기자] 기습출점 논란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기업형 슈퍼마켓(SSM) 업계 1위 롯데슈퍼의 3분기 매출이 호조를 보인 반면 기습출점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영세 상인들 '매출 급감'을 호소하고 있다.
롯데슈퍼는 올 3분기 매출 3845억원, 영업이익 79억원을 기록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6.6%와 50.2% 증가하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롯데슈퍼는 올해만 49개의 매장을 새로 출점, 현재 전국 239개 매장을 보유해 매장 수 기준 업계 1위에 올라있다.
지난해 매출은 1조416억원으로 올해 매출은 지난해 수준을 무난히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롯데슈퍼 인근에서 장사를 하는 영세 상인들은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롯데슈퍼의 잇단 기습개점으로 허를 찔린 대학로점과 원효로점 상인들의 반발이 거세다.
롯데슈퍼 대학로점에서 15m 떨어진 곳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이진철씨는 “롯데슈퍼가 개점한지 한 달 동안 매출과 방문고객수가 30%가량 줄었다”며 “주류와 음료, 유제품 등 롯데슈퍼가 가격경쟁력을 갖는 제품에 대응하기 위해 마진을 대폭 줄이는 등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상황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슈퍼마켓은 매장면적이 661㎡(약 200평)로 264㎡(약 80평)인 롯데슈퍼에 비해 넓고 제품가격 역시 대부분 롯데슈퍼와 같다.
롯데슈퍼 원효로점 부근 소매점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부근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이모씨는 “롯데슈퍼 개점 후 하루 매출이 개점 전의 3분의 1 이하로 떨어졌다”며 “롯데슈퍼에 대해 더 이상 하고 싶은 말이 없다”고 했다.
배훈 SSM 저지 서울대책위 사무처장은 “거리와 규모에 따라 피해 정도는 다르지만 롯데슈퍼 원효로점 개점 이후 인근 상인들의 매출 타격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인근 상인들과 연계해 사업조정 신청과 구청장 면담 신청 등 대응을 추진하고는 있지만 혼자 가게를 운영하는 분들이 많아 적극적인 참여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인근 상인들과 함께 롯데슈퍼에 대해 사업조정 신청을 준비하고 있지만 이미 기습개점을 한 상황이라 실효성 있는 조치가 나오기 힘들 것”이라며 “일단 개점을 한 SSM에 대해선 기껏해야 판매 품목 제한 등의 조치만 가능한 상황이라 사업조정 신청을 한다고 해서 상황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