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슈퍼, 가맹사업 ‘지지부진’..’상생'과도 거리감

입력 : 2010-09-09 오후 5:04:03
[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기업형 슈퍼마켓(SSM) 업계 1위 롯데슈퍼의 가맹사업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논란의 여지가 크지만 SSM업계는 가맹사업을 지역 중소상인들과의 상생을 위한 방편이라고 주장해왔지만, 이 마저도 지지부진한 것이다.
 
롯데슈퍼와 홈플러스익스프레스, GS슈퍼마켓 등 이른바 SSM '빅3'는 올 들어 8월까지 124개의 점포를 신규 출점했다.
 
이중 롯데슈퍼가 올해 신규 출점한 점포 41개중 가맹점은 3곳에 불과했다. 홈플러스익스프레스의 가맹점이 신규 점포 38개중 17개, GS슈퍼마켓의 가맹점이 신규 점포 45개중 8개를 기록한 것에 비해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롯데슈퍼의 가맹점 확장이 부진한 이유는 우선 초기 투자 비용이 경쟁업체들보다 높기 때문이다.
 
위탁 가맹방식을 취하고 있는 홈플러스익스프레스와 GS슈퍼마켓의 오픈 비용이 평균 1억5000만원에서 2억원 사이인데 비해 완전가맹 방식을 취하고 있는 롯데슈퍼의 오픈 비용은 경우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보통 2억원을 훨씬 초과한다.
 
롯데슈퍼의 완전가맹방식은 점포에 대한 가맹주의 소유권을 100% 인정하는 것으로 오픈 시 가맹점주에 대한 본사의 지원이 없어 가맹점주 입장에선 초기 투자에 대한 부담이 높다.
 
실제 일선 상인들 중 다수는 SSM 가맹점포를 내기 위한 초기 투자비 2억원이 지나치게 높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2억원이면 충분히 목 좋은 곳에 개인 점포를 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데, 굳이 로열티를 내면서까지 SSM 가맹점을 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 대부분의 영세 상인의 경우 충분한 투자비용을 확보하지 못한 경우가 많아 초기 오픈비용이 높은 롯데슈퍼의 가맹 조건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롯데슈퍼가 가맹점주에게 충분한 안전장치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홈플러스익스프레스는 가맹점주에게 연간 5500만원의 최저수익을 보장해 주고 있다.
 
GS슈퍼마켓은 가맹 유형에 따라 2억원에서 3억3000만원까지의 연간 최저수익을 보장한다.
 
또, 두 업체의 경우 경영 부진으로 폐업할 경우 가맹점주에게 초기 투자비 대부분을 환원해 준다.
 
하지만 롯데슈퍼는 최저수익보장이나 폐업 시 투자비 환원 등의 안전장치가 없다.
 
100% 소유권을 인정하는 완전가맹인 만큼 경영 부진에 따른 손해도 가맹점주의 몫이란 것이 롯데슈퍼의 입장이다.
 
영등포구에서 개인 슈퍼를 운영하며 최근 SSM 가맹점 전환을 고려 중인 김모씨는 "롯데슈퍼의 가맹점은 초기 투자비에 대한 부담이 클 뿐 아니라 점포 오픈 후 경영 상태에 따른 안전망이 없어 메리트가 크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가맹사업 추진을 위한 롯데슈퍼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홈플러스익스프레스의 경우 신규 점포 출점 시 직영점을 최소화하고 가맹점 유치를 적극 장려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롯데슈퍼의 경우 이 같은 내부방침이 없는 실정이다. 상생에 대한 요구로 가맹점이라는 창구는 열어났지만 적극적으로 이를 실행할 의지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롯데슈퍼 관계자는 "가맹점의 경우 내부적으로 사업모델에 대한 테스트를 하고 있는 상태로 가맹점포 수를 늘리는 것은 현재로선 중요하지 않다"며 "SSM에 대한 사회적 여론이 워낙 나빠 가맹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롯데슈퍼의 완전가맹 방식은 초기 투자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수익배분이 가맹점주에게 유리해 상생에 더욱 적합한 모델"이라며 "롯데슈퍼가 가맹사업 실행에 의지가 없다는 주장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jjwinw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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