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보험업계, IFRS17 '유동성 프리미엄' 부각…K-ICS 변동성 영향력은

경제적 가정 내년부터 적용…보험부채 할인율 강화
보험부채 규모 증가 압력…자기자본 영향 불가피

입력 : 2023-11-30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7일 18:3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보험업계 새 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고 조정이 이뤄지는 가운데, 내년부터 적용되는 경제적 가정 변경의 영향과 전망도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특히 유동성 프리미엄 항목에 더욱 주목하는 모양새다. 결과적으로 보험부채 할인율이 현실화되면 내년 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이 10%p 내외서 떨어지는 정도의 영향력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경제적 가정, 내년부터 적용…유동성 프리미엄 영향 부각
 
27일 보험·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보험사 '부채' 산정에 이용하는 경제적 가정 요소인 △최종관찰만기(LLP) △장기선도금리(LTFR) △유동성 프리미엄 등에 대한 조정이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최종관찰만기를 기존 20년에서 30년으로 확대하고, 장기선도금리를 4.80%(올해)에서 4.55%(내년)로 인하함과 동시에 연간 조정 폭을 0.15%p에서 0.25%p로 변경하는 내용이다. 변동성을 조정하는 항목인 유동성 프리미엄도 축소한다.
 
보험부채 할인율 곡선 (사진=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보험부채를 평가할 때 사용하는 금리 기간의 구조는 △관찰구간(20년 만기, 최종관찰만기) △보간구간(20년~60년 만기) △수렴구간(60년 이상) 등으로 나뉘는데, 관측 기간에는 시장금리(국채금리)를 이용하고 수렴 기간에는 장기선도금리를 적용한다.
 
최근 보험업계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새롭게 강조한 부분은 유동성 프리미엄에 대한 것이다. 내년도 전망으로 장기선도금리 변동보다는 유동성 프리미엄 조정에서 더 큰 영향이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와서다. 최종관찰만기 확대의 경우 2025년부터 적용된다.
 
유동성 프리미엄은 △개인대출 △특수금융 △신용위험 스프레드 △조정비율 등 네 가지 세부항목으로 구분된다. 기존에는 개인대출 위험 스프레드를 회사채 등급 바탕으로 살폈지만, 내년부터는 신규 대출금리를 이용해 유동성 프리미엄을 직접 산출한다. 특수금융은 자산 평가에서 적용한 위험 스프레드와 유동성 프리미엄의 산출 방식을 일원화한다.
 
 
신용위험 스프레드 산출에서는 신용경색 등 외부요인을 개별채권 유동성 프리미엄에서 제외하며, 자산과 부채 간 현금흐름 미스매칭 특성은 유동성 프리미엄 조정비율에 반영한다. 이러한 두 가지 항목은 각각 2027년, 2026년부터 적용하는 사안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연구원은 <IB토마토>에 "장기선도금리에 수렴하는 보험부채 할인율 곡선은 무위험수익률(국채금리)에 유동성 프리미엄을 더하는 구조다"라면서 "유동성 프리미엄 축소는 전 구간(관찰-보간-수렴)에 걸쳐 영향을 주는 요소다"라고 설명했다.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K-ICS 비율 10%p 수준 영향
 
경제적 가정에 대한 변경은 보험부채 할인율 변동으로 이어진다. 할인율은 현금흐름과 연관된 화폐의 시간적 가치나 금융위험을 반영하는데, 앞서 언급한 관측구간과 보간구간, 수렴구간에서 무위험수익률에 유동성 프리미엄을 더해 산정한다.
 
할인율 하락은 곧 보험부채 증가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상승하면 보험부채 할인율도 오르는데, 할인율이 높게 적용되면 부채 규모가 더 큰 폭으로 감소할 수 있다. 반대로 할인율이 기존보다 낮게 적용되면 그만큼 부채가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는 셈이다.
 
IFRS17 체계서는 부채 가운데 최선추정부채(BEL) 항목에 증가분이 반영된다. 부채가 증가하면서 자기자본은 줄어들게 되는데 자본에서는 기타포괄손익누계액 하위항목인 보험계약자산 순금융손익이 감소한다.
 
(사진=연합뉴스)
 
보험부채 할인율 조정은 자산 변화 없이 부채 항목에만 적용되는 사안이기 때문에 자기자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보험사 자본적정성 지표인 K-ICS 비율 역시 하락이 예고됐다.
 
이와 관련 설용진 SK증권(001510) 연구원은 "내년의 경우 할인율 현실화에 따른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라면서 "만기가 긴 생명보험사의 K-ICS 비율에 미치는 영향이 더 높을 것으로 보이며 약 10%p 내외 충격을 전망한다"라고 평가했다.
 
앞서 삼성생명(032830)한화생명(088350)은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경제적 가정 가운데 장기선도금리 인하나 최종관찰만기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유동성 프리미엄 인하 효과는 클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부채 할인율 강화 영향으로 내년 K-ICS 비율이 각각 10%p, 9%p 내외 수준에서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해보험 업계에서는 현대해상(001450)이 5%p 내외를 예상했다.
 
할인율 하락은 수익성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할인율이 떨어지면 기본적으로 부채가 더 높게 평가되는데 보험사는 보유계약이 곧 부채이기 때문이다.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 전환배수 하락으로 연결될 수 있는데, 특히 적립보험료 비중이 높은 계약(상대적으로 생명보험 부문)일수록 영향이 클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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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양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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