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정보통신기술(ICT) 영역에 대해 규제완화를 추진해 온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이번엔 공공 소프트웨어(SW) 시장의 규제 완화에 시동을 겁니다. 공공SW 사업에 대한 대기업 참여제한 금액을 하향하겠다는 것입니다. 제4이동통신사업자를 찾기 위해 신규 사업자 문턱을 대폭 낮춘 가운데, 사업자가 원한다면 5G 28㎓ 대역과 함께 3.7㎓ 대역도 할당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28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공공SW 시장에서 대기업을 원칙적으로 배제하는 규제는 굉장히 강한 규제"라며 "기존 대기업 공공SW 사업 참여제한 금액인 1000억원은 너무 높다는 의견이 있고, 시스템 전면 업그레이드 시에는 대기업 역량을 활용할 필요도 있어 대기업 참여제한 금액을 기존 1000억원에서 700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빠르면 이번주 내 발표할 예정입니다. 박 차관은 "나이스(교육행정정보시스템),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장애 문제가 있기 전부터 논의해 왔던 사안"이라며 "컨소시엄 비율 배점, 하도급 제한 등을 포함해 제도 개선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박윤규 차관이 28일 미디어데이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민생차원에서 진행 중인 통신시장 경쟁활성화도 지원에 나섭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20일부터 5G 28㎓를 이용할 신규사업자를 모집 중입니다. 신규사업자가 원한다면 3.7㎓ 등의 주파수 할당도 우선 검토할 계획입니다. 박 차관은 "역량 있는 신규 사업자가 (주파수 할당을) 신청하길 희망한다"며 "신규사업자가 28㎓ 외에 3.7㎓를 포함한 다른 주파수 할당을 요청하면 우선 검토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중단 위기를 맞은 5G 28㎓ 지하철 와이파이 사업은 이음5G를 활용해 서비스를 지속하는 방법을 모색 중입니다.
기존 ICT 사업에 대해서는 규제완화를 통해 지원하지만, 인공지능(AI)에 대해서는 자율규제를 통해 생성형AI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산업 진흥과 규제의 조화를 통해 AI 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겠다는 얘기입니다. 인공지능기본법으로 불리는 ‘인공지능 산업육성 및 신뢰기반 조성에 관한 법률안은 지난 2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법안소위를 통과했지만, 전체회의에 상정되지 못한 채 계류 중입니다. 박 차관은 "챗GPT가 나오면서 생성형AI의 위험성이 크게 제기됐고, 기존법과의 중복 문제가 제기되면서 법안 통과가 지체된 면이 있었지만, 국회와 원만하게 소통 중에 있다"며 "특히 AI 생성물에 워터마크 도입 내용도 포함돼 있는데, 국내 기업들도 동의하고 있고, 유럽연합(EU)이나 미국에서도 같은 걸 제도화하고 있어 최소한 워터마크 표기 제도는 도입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ICT 영역에 더해 AI를 중심으로 내년도 계획을 펼칠 뜻도 밝혔습니다. 과기정통부는 글로벌 AI 선두주자로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AI 이슈, 디지털권리장전 등 신질서를 다루는 포럼 개최에 나서는 한편, AI 일상화 계획, 초거대 AI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