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연석 기자] 안동완·손준성·이정섭 등 현직 검사 탄핵을 잇달아 추진한 더불어민주당이 안병수 수원지검 2차장검사 직무대리에 대해서도 비위 의혹을 제기하면서 탄핵 추진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안 검사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 관련 수사를 지휘하는 수원지검 2차장검사 직무대리로 온 지 1주일 만입니다. 검찰은 즉각 반발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 대표 수사 검사에 대해 또 ‘좌표 찍기’에 나섰다고 비판했습니다.
민주 “친윤 사단을 야당 대표 수사 담당자로 임명”
4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3일 안 직무대리에 대해 “2014년 ‘KT ENS’ 대출사기 수사 당시 수사 기밀을 유출하고 전직 검사 출신 박수종 변호사의 범죄를 봐줬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대책위가 언급한 사건은, KT ENS 직원과 협력 업체 대표 등이 공모해 매출 채권을 위조해 은행에서 1조8000억원에 달하는 사기 대출을 일으킨 사건으로, 대책위의 의혹 제기 근거는 2019년 <뉴스타파> 보도입니다.
대책위는 또 “(안 직무대리는)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한동훈 장관이 3차장검사일 때 그 직속인 방위사업수사부 부부장검사로 근무했다”며 “‘친윤 사단’으로 꼽히는 인물을 야당 대표 수사 담당자로 임명한 것이냐”고도 지적했습니다.
검찰 “허위사실 유감”, 국민의힘 “또 좌표찍기”
수원지검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수원지검은 “허위사실로 부당한 의혹을 제기한 것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며 “안 검사는 KT ENS 사건의 주범을 기소해 징역 20년을 선고받게 했다. 민주당이 의혹을 제기한 박 변호사와는 일면식도 없어 전혀 알지 못하는 관계”라고 반박했습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 대표 수사 검사였던 이정섭 검사를 탄핵하고 고발한 데 이어 후임자에 대해서도 좌표 찍기에 나섰다고 비판했습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4일 “민주당은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이 대표 수사를 담당한 검사들의 실명을 공개하며 좌표 찍기를 해왔다”며 “정당이 범죄 혐의자를 비호하기 위해 담당 검사들을 이렇게 차례차례 공격하는 경우가 세상 어디에 있겠나”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이재명 사법리스크 재점화에 다시 검찰 때리기 분석도
일각에서는 최근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사법 리스크’가 재점화되자 초조해진 민주당이 다시 검찰 때리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앞서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는 정치자금법 위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부원장에게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대장동 의혹’ 관련한 법원의 첫 판단으로, 현재 심리 중인 대장동 재판에서 이 대표에게 불리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이 재판에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의 진술이 유죄의 증거로 사용됐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현재 대장동 본류 재판의 공동피고인이며, 이 대표의 백현동 개발사업 의혹 관련 재판에 증인으로도 출석하고 있습니다.
수원지방검찰청 전경. (사진=뉴시스)
유연석 기자 ccbb@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