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연석 기자] 엄상필·신숙희 대법관이 취임한면서 조희대 대법원이 ‘중도·보수 우위’ 구도로 재편됐습니다. 이 구도는 앞으로 더욱 쏠릴 전망입니다. 진보 성향 대법관 3명이 올해 퇴임 예정인데 이후 임명될 대법관도 중도·보수 성향일 가능성이 큽니다.
‘중도·보수’ 엄상필·신숙희 대법관 취임
대법원은 4일 오전 10시 엄상필·신숙희 대법관의 취임식을 진행합니다. 이로써 지난 1월1일 안철상·민유숙 전 대법관 퇴임 후 두 달 동안 이어진 대법원 공석 상태가 해소됐습니다. 아울러 여성 대법관은 3명이 됐습니다.
엄상필·신숙희 대법관은 조희대 대법원장 취임 후 임명된 첫 대법관이자, 윤석열정부 들어 4, 5번째로 임명된 대법관입니다.
앞서 지난달 29일 오전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인청특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엄상필·신숙희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심사경과보고서를 일괄 상정해 모두 ‘적격’ 의견으로 채택했습니다.
이어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이 통과됐습니다. 신 후보자에 대한 동의안은 무기명 투표에서 재석 의원 263명 가운데 찬성 246명 반대 11명 기권 6명으로, 엄 후보자 동의안은 찬성 242명, 반대 11명, 기권 10명으로 가결됐습니다.
엄상필·신숙희 대법관이 취임하면서 전원합의체 판결을 맡는 대법원장 포함 대법관 13명의 ‘중도·보수’ 대 ‘진보’ 구도가 ‘8 대 5’로 바뀝니다. 엄상필·신숙희 대법관은 중도 성향으로 분류됩니다.
중도·보수 성향은 조희대 대법원장과 이동원·노태악·오석준·서경환·권영준·엄상필·신숙희 대법관 등 8명, 진보 성향은 김선수·노정희·김상환·이흥구·오경미 대법관 등 5명입니다.
(이미지=뉴스토마토)
‘중도·보수’ 우위…전원합의체 판결 영향
법조계에서는 앞으로 조희대 대법원이 더욱 중도·보수 우위 구도로 쏠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진보 성향인 김선수·노정희·김상환 대법관 퇴임이 예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윤석열정부에서 대법관 6명(오석준, 서경환, 권영준, 조희대, 엄상필, 신숙희)이 교체됐는데 모두 중도·보수 성향의 대법관이었습니다.
올해 퇴임하는 3명의 대법관을 포함해 윤석열 대통령 남은 임기 동안 7명의 대법관이 더 교체될 예정인데, 현 정부에서 소위 ‘코드’가 다른 진보 성향 대법관이 임명되는 일은 흔치 않을 거라는 게 법조계 전망입니다.
이러한 중도·보수 우위 구도로의 변화는 전원합의체 판결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노동 분야 관련 사건에서 변화가 눈에 띌 것이라고 법조계는 보고 있습니다. 이전 대법원장이었던 김명수 대법원에서는 그간 노동 분야 사건에서 진보적 색채가 강한 판결을 잇달아 내렸습니다.
부장판사 출신 로펌 대표변호사는 “중도·보수 우위의 조희대 코트에서는 예측가능하고 안정적인 판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습니다.
다만 “특정 성향이 절대적 우위 구도가 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라며 “다변화된 시대에 맞는 대중의 목소리가 사법부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 균형적인 구도가 바람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지난해 9월 이후 대법원 공석 사태로 진행하지 못한 전원합의체는 곧바로 계류 사건들 심리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대법원 전경. (사진=뉴시스)
유연석 기자 ccbb@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