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작고 중이염 자주 앓는 여아…'터너증후군' 의심

여성 1500~2500명 중 1명 유병률 나타나
평균 신장보다 약 20cm 작아

입력 : 2023-12-05 오후 2:26:02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성염색체인 X염색체가 부족해 난소 기능 장애와 함께 저신장증, 조기폐경, 심장 질환, 골격계 기형, 자가면역질환 등 다양한 신체 변화가 함께 나타나는 터너증후군은 여성에게 발행하는 대표적인 유전질환입니다.
 
정상인의 염색체 수는 모두 46개입니다. 이 중에서 44개는 남녀가 공동으로 가지고 있는 상염색체이고, 나머지 2개는 남성에서는 XY 구성, 여성에서는 XX로 구성된 성염색체입니다. 터너증후군은 상염색체 수에는 이상이 없지만, 여성의 성염색체 중 1개가 결손돼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여성에게는 온전한 X염색체 두 개가 있어야 합니다. 터너증후군은 염색체 중 1개가 전부 또는 일부분이 소실되거나 염색체 모양이 기형인 채로 태어난 태아에게서 발생하는데요. 염색체 이상은 자궁 내에서 발생하는데, 다운증후군과 달리 산모의 나이, 계절적 요인, 출생 순서, 형제들의 성과는 무관하다고 알려집니다.
 
터너증후군은 여성 1500~2500명 중 1명 정도 발생하는 비교적 흔한 유전질환이지만 다소 생소한 질환이라서 무심코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은구 고려대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사진=고려대안산병원 제공)
 
잦은 중이염, 콩팥 기형, 대동맥 협착 나타나
 
터너증후군은 신체 다양한 부위에 구조적 또는 기능적 이상을 발생시키는데요. 여성의 신체가 정상적으로 성장하고 발달하는 것을 방해하고,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도 각각 달라 주기적인 검사와 진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강은구 고려대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터너증후군과 동반된 질환 예방과 적절한 시기에 성장호르몬 투여, 사춘기 유도 등을 위해서는 조기 진단이 중요하며 특히, 호르몬 문제로 인한 갑상선 질환 및 당뇨 발생 위험도 높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리와 치료가 필수라고 조언했습니다.
 
터너증후군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저신장증으로, 터너증후군을 앓는 성인 여성의 평균 키는 143cm 정도입니다. 또한 잦은 중이염, 콩팥 기형, 대동맥 협착 등도 대표적인 증상으로 꼽힙니다.
 
터너증후군을 의심할 만한 이상 소견으로 내원하게 되면 혈액 속의 염색체를 분석해 성염색체의 수적, 구조적 이상을 확인하고 병을 확진하게 되는데, 각 연령대를 기준으로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검사들이 달라 꾸준한 관찰과 정기적인 진료가 중요합니다.
 
임상적으로는 터너 증후군이 의심되지만 말초 혈액 염색체 검사에서는 정상이라면 피부 조직으로 염색체 검사를 시행하가나 호르몬 검사를 통해 터너 증후군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사진=픽사베이)
 
성장호르몬 치료, 사춘기 전에 시작해야 효과 높아 
 
터너증후군 치료는 성장호르몬 투여와 여성 호르몬 요법이 일반적인데요. 먼저, 저신장증의 치료를 위해서 성장호르몬을 투여하는데 치료 효과는 개인의 상태, 치료 시작 시기에 따라 다릅니다. 특히, 사춘기 시작 전에 성장호르몬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치료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터너증후군 환자들이 성장호르몬 결핍증은 없지만, 성장호르몬 치료를 받으면 성장 장애가 호전되기 때문에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성장호르몬 치료가 인정되고 있는데요.
 
강 교수는 터너증후군 환자가 성장 장애를 보이는 경우 가능한 한 이른 나이에 성장호르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을 권고했습니다.
 
염색체 검사로 확진된 터너증후군에서 만 2세부터 성장이 완료될 때까지의 성장호르몬 치료는 보험급여 적용이 가능하지만, 성장이 완료되지 않은 경우라도 신장이 153cm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100% 자부담인 점도 참고할 내용입니다.
 
또한 터너증후군을 앓고 있는 90% 이상의 환자는 난소의 기능을 상실하기 때문에, 폐경이 올 때까지 주기적으로 여성 호르몬을 투여하는 치료가 수반됩니다. 난소 기능 장애는 이른 시기에 발생해 대부분의 환자은 사춘기 시기가 오지 않으며, 불임이 발생합니다.
 
자연적 사춘기 발달을 보이지 않는 터너증후군 환자들에게는 여성호르몬 치료를 통해 2차 성징과 월경 발현을 유도합니다. 12~13세 정도에는 에스트로겐 합성물 투여를 시작으로 어느 정도 유방 발육이 이루어지면 에스트로겐의 영향으로 인한 자궁내막의 이상 증식을 예방하기 위해 프로게스테론 성분을 추가해 월경을 유도합니다.
 
강 교수는 ”터너증후군 환자 대부분이 난소 형성 장애가 있기 때문에 저신장증 이외에도 생리를 하지 않는 무월경, 사춘기 지연, 불임 등의 증상을 보이며, 터너증후군이 있는 여성이 자연 임신을 하더라도 유산, 사산, 기형아 출산의 비율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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