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에 인청까지…최악 땐 '준예산'

연말까지 정국 경색 전망…예산안 협상 난항

입력 : 2023-12-05 오후 5:29:47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종석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 가결이 선포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여야가 이른바 ‘쌍특검(대장동 50억 클럽·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을 두고 연말까지 격돌할 전망입니다. 정국이 경색되며 정기국회 회기 안에 예산안을 처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헌정사상 첫 준예산 편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민주 “쌍특검 8일 처리”…국힘 “22일 이후 부의”
 
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르면 오는 8일 국회 본회의에서 쌍특검법을 처리한다는 방침입니다. 쌍특검법은 지난 4월 27일 야권 주도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는데요. 이후 180일의 심사 기간을 거쳐 지난 10월 24일 본회의에 부의됐습니다. 
 
최장 60일로 규정된 본회의 숙려기간에 따라 법안 처리 시한은 오는 22일까지인데요. 민주당은 그보다 일찍 쌍특검법을 통과시킬 계획입니다. 이달 22일까지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으면 이후 열리는 첫 본회의에 자동 상정됩니다. 
 
민주당은 정기국회 종료 직후 임시국회를 열고 서울~양평고속도로 대통령 처가 특혜 의혹,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오송 지하차도 참사 관련 등 3개 국정조사도 추진하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과반이 출석하고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국정조사 계획서 승인이 가능한데요. 167석을 보유한 민주당이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쌍특검과 국정조사 강행을 용납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민주당은 국회를 정쟁 속으로 밀어넣는 쌍특검과 국조가 아니라 국회의 기본 책무인 예산안과 민생법안을 챙기는데 협조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전주혜 원내대변인도 쌍특검에 대해 “22일 이후 본회의에 부의돼야 한다. 그 전에 부의되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야, 인청 '송곳 검증' 예고…R&D·특활비 등 이견 여전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단행한 개각으로 국회 인사청문회도 진통이 예상됩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6개 부처 장관을 바꾸는 개각을 했는데요. 야당은 ‘최악의 개각’이라며 인사청문회에서 공세를 예고했지만, 여당은 국정 발목잡기를 멈추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경제 부처 관련된 장관들은 최근의 경기침체와 민생위기를 놓고 책임을 지고 경질돼야 할 인사들을 도리어 내년 총선에 출마시키겠다고 자리를 깔아주는 것은 납득이 안 된다”며 “청문회를 통해 이분들의 능력과 도덕성 문제를 엄격하게 따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윤재옥 원내대표는 “야당은 2기 내각에 대해 발목잡기만을 위한 대정부 공세를 멈춰달라”며 “후보자에 대해 꼭 필요한 검증은 이뤄져야 하겠지만 총선을 앞두고 인사청문장에서 무리한 의혹 제기와 인신공격을 통해 존재감을 보이려는 행위는 야당에 대한 국민의 실망을 더할 뿐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연말 정국이 살얼음판을 걸으면서 내년도 예산안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여야는 정기국회 종료일인 오는 9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지만, 전망은 불투명합니다. 연구·개발(R&D) 예산과 사정기관 특수활동비, 지역사랑상품권 등 쟁점을 두고 여야는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해 예산안도 여야의 대치 끝에 지난해 12월 24일 가까스로 본회의 문턱을 넘었죠. 
 
준예산 사태에 대한 우려도 나옵니다. 준예산은 내년도 예산안이 회계연도 개시일인 1월 1일까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정부가 임의로 편성하는 예산입니다. 국가 운영에 필요한 규모만 최소한으로 책정되기 때문에, 주요 정책이나 사업 등에 지장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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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