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이슈에도 애플스토어 6호 오픈

애플 "고객" 강조했지만 진정성 의문
'아이폰 고의 성능저하' 의혹 2심서 패소

입력 : 2023-12-07 오후 4:01:28
 
[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애플이 오는 9일 한국 고객과의 소통 강화를 기치로 내걸고 경기도 하남시에 국내 여섯번째 애플스토어를 개장합니다. 서울 외 지역에 애플스토어를 마련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하지만 애플의 소통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은 쉽게 가라앉기 어려워 보입니다. 최근 국내에서 이른바 '아이폰 고의 성능 저하'라는 소비자 기만 논란이 다시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7일 패트릭 슈루프 애플 리테일 북아시아·동아시아 지역 총괄은 경기도 하남시 스타필드 하남 1층에 마련된 '애플 하남'에서 "한국에서는 여섯번째, 경기도에서는 첫번째 애플스토어를 열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2018년 한국의 첫 애플스토어인 '애플 가로수길'을 오픈한 이후 국내 고객과 한층 깊이 있는 소통에 노력해 왔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애플이 언론사에 배포한 애플 하남 개장 관련 보도자료에서도 한국 고객과의 소통을 여러차례 언급했습니다. '한국 고객에 대한 약속'이라는 부제를 단 문장에서는 "애플은 스토어·온라인에서 최고의 쇼핑 경험을 전달하고, 국내 고객들과 한층 깊이 소통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문단에서는 "애플이 하는 모든 가치의 중심에는 고객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패트릭 슈루프 애플 리테일 북아시아·동아시아 지역 총괄. 사진=신지하기자
 
이는 최근 항소심 판결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전날 서울고법은 국내 아이폰 사용자 7명이 애플코리아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애플이 운영체제(iOS) 업데이트에 대한 고지 의무를 다하지 않아 이용자에게 정신적 손해를 줬다고 판단했습니다.
 
앞서 지난 2017년 국내외 온라인 커뮤니티상에서 아이폰 운영체제 업데이트 이후 성능이 크게 저하됐다는 논란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애플이 매출 증대를 위해 아이폰 성능을 고의로 떨어뜨렸다는 의혹도 불거졌습니다. 아이폰 속도가 느려지만 소비자의 신형 아이폰 교체 수요를 노렸다는 시각입니다.
 
이후 전 세계에서 애플을 상대로 소송이 잇따르자 국내 소비자들도 나섰습니다. 이들은 2018년 애플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동일한 소송이 연달아 제기되면서 대규모 소송전으로 비화했습니다. 원고는 6만2806명, 청구배상금은 127억원에 달했습니다. 다만 1심은 아이폰 성능 조절 기능이 사용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습니다.
 
애플은 2심 판결에 대해 "고객의 제품 업그레이드를 유도할 목적으로 제품 사용 경험을 의도적으로 저하시키거나 제품의 수명을 단축시킨 적이 결코 없다"는 입장문을 냈습니다. 이어 "애플의 목표는 언제나 고객이 사랑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며 "고객이 아이폰을 최대한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은 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애플 하남. 사진=애플
 
이날 애플이 사전 공개한 애플 하남은 오는 9일 오전 10시에 문을 열 예정입니다. 올해 3월 '애플 강남' 이후 7개월여 만에 새로 문을 여는 매장입니다. 국내 매장에서는 처음으로 별도 공간에서 기술·하드웨어 관련 상담을 개인적으로 받을 수 있는 '지니어스바'가 마련됐습니다.
 
기존 다른 매장과의 차별점에 대해 애플 관계자는 "친환경 디자인"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는 "식물성 소재 바닥재와 개선된 천장 공기 순환 시스템, 목조 골조 등을 적용해 지속가능성과 자연친환적인 면에 힘을 실었다"며 "애플 하남은 미국, 영국,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네번째로 이 같은 디자인을 적용한 매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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