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크족' 양산하는 한국경제…신혼부부 90% '빚더미'

작년 신혼부부 103만2000쌍…6.3%↓
5년 차 이하 부부 중 46.4%가 '무자녀'
신혼부부 중 57.2%가 '맞벌이'…2.3%↑
"대출 의존↑…주거·육아 지원 늘려야"

입력 : 2023-12-11 오후 5:00:41
 
[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국내 신혼부부 중 89%가 평균 1억6417만원의 '빚방석'에 앉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중 57.2%는 맞벌이를 선택했고 평균 자녀 수 0.65명으로 '딩크족(Double Income No Kids, 맞벌이 무자녀 부부)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고금리와 여전히 높은 집값으로 신혼부부 부담이 더욱 높을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 나옵니다. 공공임대 등 주거 지원책을 더욱 넓히되, 유명무실한 육아휴직 제도의 개선이 절실하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11일 통계청이 발간한 '2022년 신혼부부통계' 자료를 보면, 작년 기준 신혼부부 수는 103만2000쌍으로 2021년 110만1000쌍과 비교해 6만9000쌍(6.3%) 감소했습니다. 이중 초혼은 87만1428쌍에서 81만5357쌍으로 6.4% 줄었습니다.
 
신혼부부 46.4% '무자녀'
 
초혼 신혼부부 중 자녀가 없는 부부는 전년보다 0.6%포인트 증가한 46.4%로 나타났습니다. 5년 차 이내 초혼 신혼부부 중 절반가량이 아이를 가지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지난 2018년 전체의 40.2%였던 무자녀 신혼부부는 2019년 42.5%, 2020년 44.5%, 2021년 45.8% 등 40%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평균 자녀 수는 0.65명으로 전년 0.66명보다 0.01명 줄었습니다. 자녀가 있는 신혼부부 중 80.2%는 자녀가 한 명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자녀를 2명 이상 낳아 키우는 부부는 19.8%에 불과했습니다.
 
맞벌이 신혼부부 비중도 매년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초혼 신혼부부 중 맞벌이 부부 비중은 57.2%로 전년보다 2.3%포인트 늘었습니다. 2015년 49.5%였던 외벌이 부부 비중은 점차 감소하는 등 38.2%까지 내려앉았습니다.
 
11일 통계청이 발간한 '2022년 신혼부부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신혼부부는 103만2000쌍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신혼부부 자녀 현황. (그래픽=뉴스토마토)
 
신혼부부 평균 대출 '1억6417만원'
 
신혼부부의 맞벌이 선택은 경제적 어려움에 기인합니다. 초혼 신혼부부 중 전체의 89%가 대출을 끼고 있는 등 일명 '빚방석'에 앉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출이 있는 부부의 비중은 전년보다 0.1%포인트 줄었습니다. 그러나 평균 대출액은 1억6417만원으로 전년 1억5300만원 대비 1117만원(7.3%) 늘었습니다.
 
맞벌이 증가는 출산율 감소, 딩크족 양산으로 귀결됩니다. 맞벌이 부부 중 자녀가 있는 부부의 비중은 49.8%로 외벌이 부부(59.4%)보다 9.6%포인트 낮은 수준입니다. 평균 자녀 수도 0.59명으로 외벌이 부부 0.73명 대비 0.14명 적었습니다. 
 
특히 아내가 경제활동을 하는 유자녀 부부 비중은 49.2%로 아내가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부부의 유자녀 비중 60.9%보다 11.7%포인트 급감했습니다. 평균 자녀 수도 0.58명으로 아내가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부부(0.75명)보다 0.17명 적었습니다.
 
다만, 맞벌이 증가로 초혼 신혼부부의 연간 평균소득은 전년 대비 6.1% 증가한 6790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비중은 72.4%로 0.3%포인트 늘었습니다. 그러나 주택 소유 비중은 40.5%로 1.5%포인트 하락했습니다. 결혼 5년 차에 주택을 보유한 부부 비중은 50.6%로 절반을 간신히 넘겼습니다.
 
"높은 집값…육아휴직 '유명무실'"
 
정재호 목원대 부동산금융보험융합학과 교수는 "화폐가치 하락, 물가 상승률이 높아진 것이 신혼부부 대출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며 "부동산 가격이 물가보다 더 오르다 보니 부담이 더 클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저금리 대출이라고는 하지만, 워낙 부동산이 비싸 큰 금액을 대출받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정부가 공공 임대주택 등 신혼부부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계속 내놓아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현재 육아휴직을 하면 정부에서 지원해 주는 지원금을 받는데, 평상시 월급의 절반 정도 수준밖에 안 된다"며 "소득이 높은 젊은 직장인들 같은 경우 아예 출산휴가를 쓰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의 육아휴직 제도는 쓰지 말라는 것과 다름없다"며 "기존 소득의 100% 보전은 아닐지라도 70% 수준으로는 지원이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11일 통계청이 발간한 '2022년 신혼부부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신혼부부는 103만2000쌍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신혼부부 대출잔액 중앙값 추이. (그래픽=뉴스토마토)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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