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 리스크 벗어난 대신증권, 종투사 도약 '올인'

종투사 조건 '별도 자기자본 3조' 연내 충족 안간힘
"4분기 순익·자산재평가로 무난히 달성할 것"

입력 : 2023-12-12 오후 2:11:39
 
 
[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대신증권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도약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양홍석 대신증권(003540) 부회장이 징계 리스크에서 벗어나면서 자기자본 3조원 만들기에만 '올인'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는데요. 대신증권은 이달말까지 자기자본 요건을 충족하고 내년 상반기중 종투사 신청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 4분기 당기순이익, 토지 등 부동산 자산 재평가를 통해 필요 요건 달성에 자신감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제21차 정례회의를 열고 라임사태 관련 주요 증권사 대표들에 대한 징계 수위를 최종 확정했는데요. 양 부회장은 경징계인 '주의적 경고' 조치만 받았습니다. 앞서 금감원은 2020년 제재심에서 중징계인 '문책경고' 조치를 내렸는데, 금융위가 징계 수위를 경감한 것입니다. 문책경고 이상 중징계를 받으면 3~5년간 금융사 취업이 제한됩니다. 금융위는 KB증권 박정림 대표에게는 기존 문책경고보다 높은 직무정지 3개월,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는 그대로 문책경고를 유지했습니다.
 
이어룡 대신파이낸셜그룹 회장의 아들인 양 부회장은 지난 3월 의사회 신임 의장 자리에 올랐습니다. 이 회장은 20년 가까이 이사회 의장을 맡았는데요. 대신증권 지분 10.19%를 가진 최대주주 양 부회장의 3세 경영 체제를 본격화한 것이죠. 양 부회장이 징계 리스크에서 벗어나면서 대신증권은 종투사 행보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대신증권은 지난 9월 말 기준 별도 자기자본 2조170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7월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연내 종투사 자격 획득을 경영 목표로 설정하며 자기자본 확대에 나섰는데요. 별도 자기자본이 3조원 이상인 대형 증권사여야 종투사에 지정될 수 있기 때문이죠. 3분기 공시 기준으론 자기자본은 8300억원 정도가 늘어야 합니다.
 
현재 기준으로 봤을 땐 그보다 적은 금액을 확보하면 됩니다. 지난 10월 대신증권은 대신에프앤아이, 대신자산운용, 대신프라이빗에쿼티 등 100% 자회사로부터 4800억원 수준의 중간배당을 받았습니다. 9월 말 이후에 단행된 중간배당으로 현재 자기자본은 약 2조6500억원 이상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여기에 본사 사옥 매각까지 이뤄졌다면 무난히 자기자본 3조원에 달성했을 텐데요. 지난 8월 을지로에 위치한 대신증권 본사 사옥 대신343(구 대신파이낸스센터)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이지스자산운용을 선정했고 매각 절차를 진행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죠. 그러나 매각가에 대한 각사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며 10월 MOU가 해지됐습니다.
 
사옥 매각이 원점으로 돌아가며 대신증권은 자기자본 3조원까지 3500억원가량 부족한 상황입니다. 내년 상반기에 종투사 신청을 위해선 올해가 끝나기 전인 이달 말까지 자기자본 3조원을 만들어야 하는데요. 대신증권 측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목표라는 입장입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올해 남은 4분기 실적에서 거둘 당기순이익과 보유 중인 자산 재평가로 자기자본을 확보할 예정"이라며 "큰 무리 없이 3조원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증권사가 거둔 당기순이익은 자기자본으로 집계되는데요. 보유 중인 채권에 대한 평가이익이 늘어남에 따라 4분기 당기순이익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리가 크게 올랐다가 다시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채권 평가 부분에서 이익이 발생하면 자기자본에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습니다.
 
자산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대신증권 자산은 대부분 부동산으로 알려졌습니다. 대신증권 분기 보고서 재무제표에 따르면 유형자산 중 업무용 토지, 업무용 건물의 장부금액 합은 1825억원인데요. 취득원가에서 감가상각누계액을 뺀 금액이 그대로 장부가로 집계된 것이죠.
 
대신증권 관계자는 "한 번도 시장 가치로 평가를 한 적 없는 자산들을 현재 기준 시장 가치로 반영하겠다는 것"이라며 "유형자산에 있는 항목 중 토지 위주로 자산 재평가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업무용 토지의 장부금액은 746억원입니다.
 
종투사 진입에 박차를 가하자 내년 3월에 임기가 끝나는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의 연임에도 힘이 실리는 분위기입니다. 오 대표는 종투사를 경영 목표로 내세운 이후 대신증권을 진두지휘한 만큼 종투사 자격 획득이란 과제가 남은 상황에서 교체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내년 3월에 종투사 자격 획득과 관련해 공식적인 윤곽이 드러날 예정이고 오 대표 연임 역시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종투사 자격을 얻은 증권사는 기업 신용공여 업무가 가능해지고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자본 100%에서 200%로 확대됩니다. 헤지펀드에 자금 대출, 컨설팅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전담 중개 업무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도 가능합니다.
 
대신증권 본사 (사진=대신증권)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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