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퇴직연금 중도해지자 중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금을 깬 비율이 8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중도해지자는 30대 연령대에서 가장 많았습니다.
20대의 경우도 주거임차를 위해 절반에 달하는 이들이 퇴직연금을 포기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19일 통계청이 공개한 '2022년 퇴직연금통계'를 보면, 지난해 퇴직연금 중도인출 인원은 5만명입니다. 전년과 비교해 9% 감소한 수준이나 여전히 적지 않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중도인출을 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인출 금액은 1조7000억원에 달합니다.
이들은 대부분은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퇴직연금을 해지한 사례였습니다. 해지 사유를 보면 '주택구입'이 46.6%로 가장 높았습니다. 그다음으로는 주거임차 31.6%, 회생절차 14.6%, 장기요양 4.9% 등이었습니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 중도인출은 2만1116명으로 전체의 42.4%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주택 구입을 위한 중도해지는 1만624명(50.3%)으로 절반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주거임차 7082명(33.5%), 회생절차 2834명(13.4%), 장기요양 468명(2.2%) 등도 뒤를 이었습니다.
19일 통계청이 공개한 '2022년 퇴직연금통계'를 보면, 지난해 퇴직연금 중도인출 인원은 5만명이다. 사진은 서울 도심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중도해지 비중이 높은 40대는 1만6061명 중 7762명(48.3%)으로 주택구입을 위해 퇴직연금을 해지했습니다. 주거임차는 4498명(28.0%), 회생절차는 2623명(16.3%)로 조사됐습니다. 50대와 60대 이상 연령층에서도 주택구입을 위해 퇴직연금을 해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았습니다.
20대의 경우 주택구입보단 주거임차를 위해 중도해지하는 비중이 더 많았습니다. 전체 3616명 중 1788명(49.4%)은 주거임차를 위해 퇴직연금을 해지했습니다. 주택구입은 135명(31.3%)이었습니다.
지난해 퇴직연금 전체 가입 근로자는 694만8000명으로 전년보다 1.6% 늘었습니다. 지난 2018년 51.3%였던 가입률은 2021년까지 53.3%의 증가폭을 보인 후 올해 53.2%로 떨어졌습니다.
퇴직연금 도입사업장은 전체 43만6000개소로 2.7% 늘었습니다. 다만, 도입 대상 사업장 159만5000개소 중 42만8000개소만 퇴직연금을 도입하는 등 도입률이 26.8%에 그쳤습니다. 이는 지난해 도입률인 27.1%보다 소폭 하락한 수준입니다.
산업별 퇴직연금 도입률은 보건사회복지업 62.3%, 금융보험업 56.7%, 제조업 36.7%, 건설업 19.2%, 도소매업 19.0%, 숙박음식업 6.1%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적립금액도 13.7% 늘어난 335조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금융권역별로는 은행이 50.7%로 가장 높았습니다. 그다음으로는 증권 22.0%, 생명보험 21.8%, 손해보험 4.3%, 근로복지공단 1.2% 순이었습니다.
개인형 퇴직연금 가입 인원은 300만4000명으로 전년보다 8.4% 늘었습니다. 적립금액은 23.6% 증가했습니다. 업종별로는 자영업자가 42.7%로 가장 많았습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30대의 영끌·빚투(영혼까지 끌어모아 빚내서 투자) 집을 사려는 경향을 보이는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청년들이 자금 계획 없이 마구잡이식으로 집을 구매하지 않도록 자산형성 계획 로드맵 등을 정부가 제시해 줘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19일 통계청이 공개한 '2022년 퇴직연금통계'를 보면, 지난해 퇴직연금 중도인출 인원은 5만명이다. 사진은 대출상담 받는 시민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