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노조 '신물'…떠나는 노조

포스코지회·롯데케미칼 등 민주노총 탈퇴
고용노동부, 금속노조 등 집단탈퇴 금지 규약 시정명령
자주·자사 노조 등 설립 추진 봇물

입력 : 2023-12-19 오후 2:46:15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기업 노동조합들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 상위 노조를 떠나고 있습니다. 직원들의 권익 향상 대신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이유 때문인데요. 최근 포스코 등 일부에서는 임금 및 단체 협상(임단협) 등 조합원들만을 위한 노조가 새롭게 설립되고 있습니다.
 
19일 노동계에 따르면 지난해 포스코지회에 이어 올해는 롯데케미칼, 한전기술 등에서 민주노총을 연이어 탈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민주노총은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주장하는 만큼 노동 이슈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이슈 또한 다룹니다. 때문에 여기에 동원되는 노조들은 이를 불편하게 여기고 탈퇴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중대재해처벌법 개악 중단 촉구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노총 탈퇴는 올해 들어 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지난 5월 원전 기술 업체인 한전기술 노조는 30년 넘게 민주노총에 가입했지만, 민주노총이 산하 지회의 이익이 아닌 정치적인 노선을 고수하면서 탈퇴를 선언했습니다.
 
지난 6월에는 금속노조 포항지부 포스코지회가 노조를 탈퇴하고 포스코자주노조라는 이름으로 새출발 하기도 했습니다. 포스코자주노조는 지난해 말부터 민주노총 탈퇴를 추진해왔습니다. 
 
당시 포스코자주노조는 "포스코 자주노동조합은 특정 집단을 위한 하부조직 형태가 아니라 노동자를 위한 조직으로 다시 태어나겠다"라며 "기존의 산별노조를 탈퇴하는 진통을 겪고 조합원들의 뜻에 따라 포스코 노동자들에게 맞는 포스코 형 기업노조 형태로 변경하여 새로운 출발을 하려 한다"고 밝혔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국내 2위 석유화학 기업 롯데케미칼의 주력 사업장 중 한 곳인 충남 대산공장 노동조합이 민주노총 탈퇴를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총회에서 80.25%의 찬성으로 민주노총 화섬노조 탈퇴안을 의결했습니다.
 
민주노총의 탈퇴가 이어지는 이유는 고용노동부가 지난 2월부터 금속노조 등 산별노조의 집단탈퇴 금지 규약에 대한 시정명령에 들어가면서 인것으로 풀이됩니다. 
 
일각에서는 민주노총 등 상위 노조에 들어가기 보다는 오직 자사와 협상에 나설 노조를 설립하겠다고 나서는 기업 노조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포스코DX 기업노조는 최근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신고증을 받았는데요. 이번에 설립된 기업노조는 기존 민주노총을 탈퇴한 사람들이 출범시킨 것으로, 상위 노조가 없는 만큼 포스코 자주노조와 연대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삼성 계열 또한 초기업 노조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계열사 노조를 아우르는 초기업 노조를 설립하는 이유는 교섭대표권을 얻어 내기 위함입니다. 이는 정치적으로 이용되기보다 실제 임금 인상률이나 성과급을 노조들을 대표해 사측에 직접 요구할 수 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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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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