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권한 무시한 티웨이…안전은 ‘뒷전’

대구공항 배유 시설 부족탓 앞세워
안전 책임 기장이 판단한 연료 제한

입력 : 2024-01-02 오후 3:31:37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1조 클럽에 가입한 티웨이항공(091810)이 공항 인프라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승객 안전을 책임지는 기장의 권한을 제한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 기장 A씨는 최근 대구~오사카 노선 운항에 필요한 연료 탱커링(돌아올 때 쓰이는 연료를 출발할 때 싣는 것)을 기존 5000kg에서 2000kg으로 수정했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내용을 최종 확인하는 운항관리사에게 전달했습니다. 하지만 A씨는 이미 급유가 완료돼 배유(연료 빼냄)를 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기장의 사인이 운항관리사로부터 최종 확인을 받기도 전에 회사 지시로 지상조업사가 5000kg에 대한 급유를 완료한 것입니다. 해당 기장은 “목적지인 오사카 기상 상황과 항공기 엔진 착륙 성능 등을 고려해 탱커링을 최종 수정한 것인데 결국 배유는 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회사는 출발지인 대구국제공항 지상조업사 사정으로 연료 배유가 불가하다고 A씨에게 최종 통보했습니다. 넣은 연료를 다시 빼내지 못한 것에 대해 회사는 A씨에게 “대구공항 급유조업 차량은 총 3대인데 이중 배유 차량은 운영을 안 한다”면서 “부득이하게 배유해야할 경우 할 수는 있는데 빼낸 연료는 오염물 검사가 필요, 이를 검사할 차량이 없다. 때문에 대구공항에서 배유 진행이 어렵다. 연료는 기장과 운항관리사가 협의한 후 진행하는 것이 맞지만 현실적으로 절차대로 진행하는 것이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A 기장은 페이로드(승객, 화물, 수화물 중량 합계)를 최대한 제한해 착륙중량을 낮춰 정상 출발했습니다.
 
 
티웨이항공사가 2022년 3월 17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주기장에서 에어버스의 A330기종 도입 기념 'CHANGE BEGINS with A330' 미디어데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사실 무관.(사진=뉴시스)
 
 
실제 뉴스토마토 취재 결과 대구국제공항에는 배유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았습니다.
 
대구공항은 국토부 산하 한국공항공사가 관리 및 운영하는데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공사에서 운영하는 대구공항에는 배유 시설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국내 최대 지상조업사인 대한항공(003490) 자회사 한국공항(KAS)은 대구공항에 급유와 배유가 동시에 가능한 조업 차량을 두고 운영하고 있으나, 배유한 연료에 대한 미생물 검사는 공항공사 실험실 등 외주를 주고 있습니다.
 
적정한 연료를 항공기에 주유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가령 목적지 공항에 도착하기 전 항공기 연료가 부족하면 착륙할 수 없고, 또 너무 많은 양이 실려있어도 착륙이 어렵습니다. 때문에 법도 항공기 연료 권한을 기장에게 전적으로 부여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항공안전법에 따르면 기장이 항공기 운항 스케줄을 고려해 이륙중량, 착륙중량에 따른 연료를 확정합니다.
 
국내 LCC 한 기장은 “기장에게 연료 등을 컨펌하지 않고 연료를 미리 주입해 기장이 조정조차 할 수 없게 하는 것은 기장의 업무를 방해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티웨이항공 홍보팀 관계자는 “현지 공항 사유에 따른 불가피 사유가 있었다”면서 “당시 기상 상황에 문제가 없었고, 해당 항공기 탱커링 실시 할 경우 최대 이착륙 중량에 대한 문제도 없었다. 안전 운항에는 문제 되지 않는 상황이었고 최종 기장 동의 하에 운항을 진행, 매뉴얼상 위배 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티웨이항공은 작년 홍준표 대구시장과 MOU를 맺고 회사 본사를 대구로 이전하고, 대구공항을 인천공항에 이은 제 2 모기지로 삼고있습니다.
 
 
티웨이항공이 2019년 10월 28일 오전 대구국제공항에서 국내선(대구~제주) 화물운송사업을 처음으로 시작했다. 이날 밀감·야채 등 3t의 화물을 실은 티웨이항공 TW802편이 도착해 공항관계자들이 화물을 옮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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