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플랫폼 기업으로 승부수를 둔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인공지능(AI) 투자에 속도를 냅니다. AI가 플랫폼의 고도화를 위한 필수요소로 불리는 만큼 관련 투자를 본격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를 위해 LG유플러스는 지난 2018년 이후 6년 만에 해외펀드 형태 자회사도 설립했습니다.
LG유플러스(032640)는 지난해 말 LG유플러스 펀드Ⅱ LLC를 설립했습니다. 이에 따라 LG유플러스의 연결대상 회사는 11개에서 12개로 늘어났습니다. 지난 2018년 5월 처음으로 해외펀드 형태 자회사 LG유플러스 펀드I LLC를 설립한 이후 두 번째입니다. 100% 출자 자회사로 중장기적으로 미래사업 준비를 위한 벤처기업 투자를 목표로 설립됐는데요. 560억원 규모로 운영돼 왔습니다. 이번 두 번째 펀드도 성격은 비슷합니다.
이번 펀드 출자는 2024년 인사에서 연임에 성공한 황현식 대표 체제 이후 설립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디지털혁신(DX) 역량 강화를 통한 고객중심(CX) 회사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내건 만큼 2기 체제에서 관련 투자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습니다. 아울러 그룹 차원에서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을 강조하고 있는 것과도 궤를 같이합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신년메시지를 통해 최고의 고객경험 혁신기업으로 도약하자며, 차별적 고객가치를 만들기 위해 전력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치가 쌓여갈 때 대체 불가능한 기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인데요. 이를 위해서는 투자가 선행돼야 하기에, 신사업 위주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음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그룹차원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을 위한 투자목적으로 출자에 나서고 있는데, 신사업을 발굴하려는 것"이라며 "올해 LG유플러스는 AI에 큰 비중을 두고 있어 관련 투자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사장)이 지난 2일 임직원을 향해 신년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펀드Ⅱ는 설립 후 대규모언어모델(LLM) 솔루션 기업인 올거나이즈를 투자처로 택했습니다. 올거나이즈는 방대한 문서 속에서 원하는 정보를 잘 찾아낼 수 있도록 돕는 AI 솔루션을 만듭니다. 기업용 AI 솔루션 알리(Alli)는 플랫폼에 접속해 문서를 업로드한 뒤, 문서 내용에 대해 자연어로 질문하면 답을 찾아주고 근거가 되는 내용을 함께 보여주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입니다. 본사는 일본 도쿄에 두고 있는데요. LG유플러스는 2000만달러 규모 시리즈B 투자에 참여했습니다. 해당 투자에는
SK텔레콤(017670)도 나선 바 있습니다.
LG유플러스가 LLM 솔루션 기업을 투자처로 택한 것은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를 위한 발판마련에 있습니다. 상반기 내 자체 LLM 익시젠 서비스를 내놓고 통신플랫폼에 적용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습니다. 통신어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목표입니다. 황현식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자체 초거대 AI 모델 익시젠 개발에 총력을 다하고 AI 응용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