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 구조 개선 작업) 등 건설업계를 향한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전국에 쌓인 미분양 주택이 업계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현행 미분양 주택의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나 향후 위험 수준에 따라 제한적 지원책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특히 세부담 난제에 놓인 민간임대리츠의 경우 사업 추진이 어려워 세제 감면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위험발생지역 또는 2000호 이상의 미분양주택이 있는 시·군·구 지역과 관련해서는 매입임대, 환매조건부 등 공공매입정책의 부분적 적용도 요구되고 있습니다.
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1월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총 5만7925호로 집계됐습니다. 사진은 신축 아파트 공사현장.(사진=뉴시스)
9일 국토연구원이 공개한 국토정책브리프 '미분양주택 위기단계별 정책 대응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분양 주택에 대한 정책 대응은 위기 단계(관심, 위험진입, 위험발생)별로 정책 수단과 정책 강도를 달리해야한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11월 기준 총 5만7925호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이는 부동산 활황기 시절인 지난 2021년 하반기 1만호 초반 수준과 비교해 약 4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입니다.
특히 다 짓고도 분양되지 못한 이른바 악성 미분양인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만465가구로 전월(1만224가구) 대비 2.4% 증가했습니다. 이같은 재고주택은 지난해 같은 달(7110가구)과 비교하면 47% 급증한 수준입니다.
정부는 조만간 미분양 주택 시장 활성화를 위한 관련 지원책을 발표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부동산 시장의 재고주택을 소화하는 등 건설사들의 자금난에 숨통을 트여주겠다는 복안입니다.
이와 관련해 국토연 측은 미분양주택의 시기별, 지역별 변동원인과 위험지표를 토대로 위기단계별 정책 대응방향을 펼쳐야한다고 조언합니다.
그러면서 미분양 주택(전국 기준) 규모에 따라 △관심단계(6만4000호 이상), △위험진입단계(9만9000호 이상), △위험발생단계(13만4000호 이상) 등 3단계로 구분한 각 단계별 정책 대응방안을 제시했습니다.
관심단계에서는 기존 수요자 지원정책과 함께 유동성 지원을 통한 공급자 간접지원을 중심으로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고 봤습니다.
위험진입단계에서는 미분양주택 매입 시 취득세·양도세 감면 등 수요자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민간임대리츠의 경우 취득세, 종합부동산세 등의 과도한 세부담으로 사업 추진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세제 감면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위험발생단계에서는 위험발생지역 또는 2000호 이상의 미분양주택이 있는 시·군·구 지역을 대상으로 매입임대, 환매조건부 등 공공매입정책을 부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황관석 국토연 주택·부동산연구본부 부연구위원은 "현재 미분양주택은 대부분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나 향후 경기 침체 여부 등에 따라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건설사의 자구책 마련을 전제로 위기단계별 선제적 대응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1월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총 5만7925호로 집계됐습니다. 사진은 신축 아파트 공사현장.(사진=뉴시스)
황 부연구위원은 또 "최근 중소형 면적의 미분양주택 분포비중이 높은 점을 고려하여 실수요 지원정책과 연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주택으로의 전환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 미분양주택의 증가원인이 급격한 금리 인상과 분양가 상승, 일부 지역에서의 공급 과잉에 있는 점을 고려해 건설사의 자구책을 전제로 한 PF유동성 지원과 지역별 공급관리정책을 병행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