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소희 기자] 설 명절을 한 달 앞두고 먹거리 물가가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습니다. 사과·배 가격은 전년 같은 달보다 20% 가량 상승한 데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계란 한 판 가격이 고공 행진하는 모습입니다.
정부도 계약재배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신선 수입란 112만개를 공수한다는 입장이나 설 물가 불안을 씻어낼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9일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1월 사과 소매 평균 가격은 전년비 23%, 배는 19% 상승했다. 그래픽은 일부 과일 가격 변동 추이. (그래픽=뉴스토마토)
9일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1월 사과(10개) 평균 소매가격은 2만9232원입니다. 이는 지난해 1월(2만3693)보다 23% 오른 금액입니다. 배도 1년 새 급등했습니다. 올해 1월 배(10개) 평균 소매가격은 3만3762원입니다. 이는 지난해 1월(2만8361원)보다 19% 급증한 금액입니다.
단감도 41%(지난해 1월 1만2318원) 오른 1만7452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감귤은 전년 1월(3349원)보다 27% 높은 4254원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감귤의 1월 소매 평균 가격은 10년 간 가격동향과 비교해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10개 묶음의 감귤 값은 2014년부터 2023년까지 2000~3000원대를 기록한 후 올해 4000원대로 급등했습니다.
사과·배 등 주요 과일이 급등한 요인으로는 생산량 감소가 큰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난해 사과 생산량은 전년 대비 30.3% 감소했으며, 배의 경우 전년보다 26.8% 줄었습니다. 그러면서 감귤, 토마토, 딸기 등 대체 수요가 증가해 가격이 동반 상승한 상황입니다.
9일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1월 8일 기준 계란 한판 가격은 7132원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마트에 진열된 계란. (사진=뉴시스)
과일값에 이어 계란값도 심상치 않습니다. 고병원성 AI 영향 등으로 계란 30구 한판은 7000원을 넘어섰습니다.
1월 8일 기준 계란 가격은 7132원으로 조사됐습니다.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 8일까지만 해도 계란 한 판 가격은 6182원이었습니다. 한 달 사이에 약 1000원(15%)이 오른 것입니다.
정부도 미국 신선 수입란인 112만개를 도입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수입란은 이달 11일부터 시중에 공급할 예정입니다. 과일의 경우도 설 명절 전까지 계약재배 물량 공급 등 출하 지원을 계획 중입니다.
하지만 수급 안정이 이뤄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최근 5년간 설 명절 시즌의 경우 사과 가격만을 놓고 봤을 때, 전월 대비 평균 6.6% 상승했습니다. 설 명절을 2월로 가정할 경우 사과 가격은 전월보다 적게는 2%, 많게는 13%까지 올랐습니다.
더욱이 대체 수요도 오르고 있는데다, 먹거리 물가도 만만지 않아 정부의 설 물가 잡기는 고심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대표적 먹거리 지표인 전체 외식 물가는 6.0%, 가공식품은 6.8%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해 사과·배·감귤에 대한 할인 지원하고 수입 과일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을 통해 공급량을 확대하는 등 수급 안정 대책을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달 중으로 설 민생안정 정책을 발표할 계획"이라며 "성수품 공급, 할인 지원 등을 포함한 내용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세종=김소희 기자 shk329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