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진규 기자] 급물살을 탔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결국 최종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최종합의를 다음으로 미뤘다.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1일 오후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뒤 공동기자회견에서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음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당초 이날 양국 정상회담은 오후 12시15분부터 30분간 예정됐지만 회담이 길어져 오후 1시30분께까지 이어졌다. 이에 공동기자회견도 예정시간인 오후 2시보다 10분 늦어진 2시10분께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한·미 양국은 (한미FTA 타결에)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며 "G20 회의가 끝난 뒤 양국 통상팀들이 계속해서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 정상들은 협상이 중단된 것이 아니라 조속한 시일내에 합의점을 찾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도 한·미 FTA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운을 띄웠다.
그는 "한미 FTA가 양국 국민에게 '윈윈전략'이 될 것이라 믿는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협상팀을 워싱턴에 보내서 함께 계속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으로 몇달이 아니라, 몇주안에 협의를 마칠 수 있도록 지시했다"고 말했고, 이 대통령도 "오랜 시간이 걸릴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한·미 FTA 타결을 둘러싼 논란도 당분간 뒤로 미뤄지게 됐다.
양국은 G20정상회담 전에 한·미 FTA 협상을 마무리짓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지난 8일과 9일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협의를 지속해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틀간의 회의에서 세부쟁점을 제외한 대부분의 쟁점에 합의했고 10일 세부쟁점 협의를 위한 연장회의에 들어갔다. 하지만 앞선 협상에서 협의되지 않았던 쇠고기 문제가 복병으로 등장해 더 이상 진전을 보지 못했다.
결국 이날 한·미 정상회담에서 회담시간을 늘려 담판을 시도했지만 최종 타결에는 실패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자동차 관련한 연비조항과 환경조항 등의 기준을 완화하는 대신 미국측은 쇠고기 협상 문제를 거론하지 않으며 한미 FTA가 '사실상 타결'됐다는 보도가 이어졌지만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
이번 회의는 한·미 FTA가 정치적 타협에도 불구하고 양국의 실리가 크다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시킨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