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메리츠캐피탈, 부실채권 매각으로 재무건전성 '기대감'

4분기 고정이하 사업장 팔아 1025억원 회수
그룹 연계로 부동산 관련 대출 안정성 높아
부동산경기 침체, 해외 대체투자는 위험 요소

입력 : 2024-01-18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6일 17:3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메리츠캐피탈이 부동산 관련 대출에서 부실채권을 매각하면서 건전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지난해 4분기 고정이하 자산 규모를 크게 줄인 덕이다. 특히 그룹과 영업을 연계하고 있고 선순위 위주로 대출을 구성했다는 점에서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부동산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회수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부실채권 외부 매각…그룹 연계로 ‘안정적’ 평가
 
16일 여신금융·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캐피탈은 지난해 4분기 1025억원 규모의 고정이하 사업장 회수를 완료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부실화됐던 자산(선순위 채권)을 외부에 매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 △인천 중구 미단시티 브릿지론 650억 △인천 운북동 토지담보대출 285억 △여수 웅천 오피스텔 프로젝트파이낸싱(PF) 90억 등이다.
 
 
메리츠캐피탈의 고정이하여신은 지난해 3분기 기준 3584억원으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5.3%로 나타난다. 이번에 회수한 자산 규모를 고려하면 고정이하여신비율이 3.8% 수준까지 떨어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메리츠캐피탈은 부동산금융 익스포저가 약 3조원이다. 기업금융 4조4822억원 가운데 부동산PF 대출이 1조9917억원, 부동산담보대출이 1조153억원으로 확인된다. 부동산 관련 대출이 전체 영업자산(7조6748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9.2%다. 현재는 기존 약정 건에 대한 잔여한도 내 추가인출 외에 신규 취급을 제한하고 있다.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규모나 영업자산 내 비중이 크게 나타나고 있지만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메리츠 그룹(메리츠금융지주(138040))과 연계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심사부터 리스크 관리 시스템 등 다양한 영업 기반을 그룹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세완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그룹의 영업적·재무적 지원이 지속되면서 자본 여력과 영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자산 규모를 늘려 왔다”라며 “증권사와 보험사, 캐피탈사 연계로 대규모 프로젝트 소화 능력을 갖췄으며, 상대적으로 양질의 딜을 우선 흡수해 구조적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룹 연계에 따라 부동산금융 자산의 질적 측면도 우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취급하고 있는 PF 사업장의 소재지 대다수가 수도권과 광역시로 구성됐으며 선순위 대출 위주로 참여해서다. 지난해 9월 기준 선순위 비중은 96.5%이며 평균 분양률 46.5%에 공정률 57.4%, LTV 49.3% 등으로 파악된다.
 
"낮은 대손충당금 적립률, 해외 대체투자 위험성 고려해야"
 
부진했던 충당금 적립률도 일부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캐피탈은 고정이하여신이 2022년 773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크게 늘어나면서 충당금 커버리지 비율이 대폭 떨어진 바 있다. 해당 비율은 2022년 153.9%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34.3%까지 하락했다. 대손충당금 규모는 1200억원 정도다.
 
이번에 회수한 자산을 고려하면 대손충당금 커버리지 비율이 48.0%로 13.7%p가량 상승할 것으로 계산된다. 다만 충당금 대비 고정이하여신 금액이 여전히 크게 잡히고 있기 때문에 커버리지 비율은 100%를 계속 하회하고 있다.
 
(사진=메리츠금융)
 
해외 대체투자 자산에 대한 관리 필요성도 주요하게 거론된다. 해외 대체투자의 경우 국내 자산 대비 사후 관리가 어려워 투자 성과나 회수 시기가 불확실하다. 부실 확대에 따른 건전성 저하 위험이 내재됐다는 것이다.
 
메리츠캐피탈의 해외 대체투자(유가증권 및 대출채권) 규모는 약 8000억원으로 파악된다. 지역적으로 북미(66.7%), 유럽(14.8%), 아시아(15.3%) 등으로 구성됐는데, 부동산 담보 대출채권이 52.6%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부동산 개발·운용이 29.0%로 부동산 관련 투자 비중이 높다. 선순위 투자 비중은 약 70%다.
 
유동성 관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부동산금융과 해외투자 익스포저 관련 영업자산 회수 지연 가능성이 있어서다. 메리츠캐피탈은 지난해 9월 기준 1년 이내 만기도래 부채 대비 자산 비율이 100.5%로 2022년 말 120.8% 대비 20.3%p 떨어졌다. 단기차입 비중은 같은 기간 49.3%에서 61.1%로 상승했다.
 
메리츠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당사는 충분한 충당금을 쌓고 있고 작년 말 기준 선순위 비율 97% 이상에 LTV 45% 수준으로 투자금 회수에는 문제가 없다”라면서 “부실자산의 담보처분과 매각을 병행 추진하고 있다. 부동산PF 시장의 추이를 면밀히 체크해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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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양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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