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창원, 새해 신재생에너지 드라이브

3월1일 SK디앤디 신재생에너지 사업 분할
‘에스케이이터닉스’ 신설 법인 사명 확정
반도체 클러스터 등 전력 수요 대응…자본시장 활용 전망

입력 : 2024-01-17 오후 2:41:01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SK 수펙스 의장을 맡은 최창원 부회장은 올해 신재생에너지 사업부터 드라이브를 겁니다. SK디앤디 분할 후 재상장하는 법인이 풍력과 태양광,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을 앞세운 신재생에너지 전문업체입니다. 특히 ESS는 RE100 등 탄소중립 목표 달성의 열쇠로 꼽히며 각광받는 신사업입니다. 경색된 금융조달 환경 속에도 자본시장에 새롭게 등장해 투자금을 모을지 주목됩니다.
 
 
17일 SK에 따르면 SK디앤디에서 분할 상장할 신규 법인의 사명이 ‘에스케이이터닉스’로 정해졌습니다. 에스케이이터닉스는 오는 2월2일 분할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를 거쳐 3월1일 분할하고 3월29일 재상장합니다. 최창원 부회장 계열 SK디스커버리 산하에 중간지주사격 상장사가 생기는 것입니다. SK그룹 측면에선 기업공개 법인이 추가됩니다.
 
에스케이이터닉스는 중간배당을 할 수 있는 정관을 정했습니다. 또 이사회 결의로 배당 기준일을 정할 수 있도록 해 올해부터 늘어난 선 배당금 확정 후 배당일 트렌드를 따를 듯 보입니다.
 
분할 후 에스케이이터닉스는 ESS, 신재생에너지 개발 및 조달, 시공 운영을 주된 사업으로 영위합니다. SK디앤디가 직접 운영 중인 제주 가시리 풍력발전소, 순천 태양광발전소를 비롯해 한일시멘트, 휴비스, 코리아에어텍, 전주페이퍼, 현대시멘트, SK PIC글로벌, SK마이크로웍스, SK케미칼, SK가스, 신양금속, DIG, APK 등과 연계한 ESS 사업 건을 승계하게 됐습니다. 그 속에서 제외된 제주 위미 태양광 발전사업과 이천 연료전지 발전사업의 향배도 주목됩니다.
 
ESS를 장착한 신사업 분할이라 존속법인(부동산 개발) 주주에 대한 가치 훼손 이슈가 있지만 주주 저항이 심한 물적분할이 아닌 인적분할을 택했습니다. 인적분할은 기존 주주 구성이 신설법인에도 유지됩니다.
 
다만, 존속법인인 SK디앤디는 부동산 개발 전문회사로 변해 근래 분양시장이 침체된 부침을 홀로 극복해야 합니다. 에스케이이터닉스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신규 설비 투자금에 대한 부담이 상존합니다. SK디스커버리 자회사로서 모회사의 지원부담이 늘어날 전망입니다. 대신 에스케이이터닉스 단독으로 재상장함으로써 ESG채권이나 증자, 출자 등 자본시장을 활용한 투자금 조달이 용이할 듯 보입니다.
 
근래 국내 반도체 투자가 늘어나면서 관련 전력 조달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앞서 2047년까지 삼성전자가 500조, SK하이닉스가 122조를 투입하는 경기도 남부 일대 반도체클러스터 발표가 있었습니다. 반도체 공장은 생산 과정에서 많은 전력과 용수를 쓰며 특히 전력의 경우 생산과정부터 무탄소 전력 사용을 요구하는 유럽 등의 환경규제가 난관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반도체 전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원전부활 정책을 쓰고 있지만 원전을 무탄소 전력으로 볼지 아직 글로벌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신재생에너지는 국내 조성 환경이 불리하지만 ESS 성능이 개선되면 활용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SK디앤디는 SK가스와 미국 신재생에너지 기업인 에이펙스클린에너지와 합작법인 ‘SA Grid Solutions'를 설립하고 ESS사업에 대한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사업도 추후 에스케이이터닉스가 승계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분할 주총은 참석주주 의결권 3분의 2 이상 수와 발행주식총수 3분의 1 이상 수의 승인이 필요합니다. 상법 등에 따라 상장사는 물적분할이 아닌 분할 시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도록 하지만 이번 분할은 재상장이 예정돼 있어 청구권이 없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이재영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