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가격 담합으로 터널용 강섬유 가격을 1년 반 사이 67%가량 끌어올린 강섬유 제조·판매 업체들이 공정당국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터널 공사에 사용하는 강섬유를 제조·판매하는 4개 사업자의 가격담합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총 22억2300만원을 부과한다고 22일 밝혔습니다.

 

적발된 업체는 코스틸, 대유스틸, 금강스틸, 국제금속 등입니다. 해당 업체들은 국내 강섬유 시장점유율 10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조사 내용을 보면, 이들은 지난 2021년 강섬유의 원자재인 연강선재의 가격상승이 예상되자, 수요처의 저항 없이 강섬유 가격을 올려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자 담합을 시작했습니다.

 

가격에 민감한 전문건설사들이 강섬유 구매 전 여러 제조사로부터 비교 견적을 받고 가격을 협상하는 사례가 지속되자, 가격 경쟁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격 담합을 했다는 게 공정위 측의 설명입니다.

 

이 업체들은 2021년 1월부터 2022년 5월까지 각 사 대표 또는 담당자 간 회합 및 유선 연락을 통해 총 4차례 걸쳐 강섬유 판매단가를 올려왔습니다. 2020년 12월 기준 킬로그램당 961원 수준이었던 단가는 2022년 5월 기준 1605원까지 끌어올렸습니다. 담합 기간 중 강섬유 가격은 67%가량 뛰었습니다.

 

고인혜 공정위 서비스카르텔조사팀장은 "해당 기간 원자재 가격이 62% 상승했다고 하더라도, 담합 기간 강섬유는 원자재 가격상승률보다 5% 더 높았다"며 "통상적으로 원자잿값 상승분을 다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 반영하고도 추가로 올린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번 사건에서 담합을 통해 취한 경제적 이익을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려우나, 과징금의 취지 중 하나는 부당이익의 환수"라고 부연했습니다.

 

업체별 과징금 규모는 코스틸 9억1400만원, 대유스틸 7억6600만원, 금강스틸 3억8600만원, 국제금속 1억5700만원 등입니다.

 

고인혜 팀장은 "이번 조치는 국내 강섬유 시장의 100% 점유율을 차지하는 4개 업체가 원자재 비용 변동에 편승해 가격 담합한 행위를 적발해 제재한 사례"라며 "산업 전반에 파급효과가 큰 중간재 등 제품 담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