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국은 델타가 아시아로 가는 관문이다"

제프 무마우 델타 아태 부사장
"세계 매출 1위 비결 항상 사람 최우선했기에 가능"
"지난해 항공 시장 급반등했다면 올해는 안정세 진입"
"대한항공 JV 통해 아시아-미 잇는 노선 27회로 늘릴 방침"
"SAF 생산량 확보 어려워…한국 정부 SAF 홍보 촉진 기대"

입력 : 2024-01-22 오후 4:24:53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델타항공은 한국에 초집중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은 델타가 아시아로 가는 관문이다. 본사에서는 한국을 단일 시장으로 보지 않고, 한국이 아시아태평양으로 뻗어가는 ‘스프링 보드’라고 본다. 델타에서 한국을 중요시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지난 18일 서울 소공동 소재에 위치한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뉴스토마토>와 만난 제프 무마우(Jeff Moomaw) 델타항공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사장은 한국 시장의 중요성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액 기준 세계 1위를 차지한 델타항공은 지난해 연 매출 550억달러(약 73조원)를 올리며 창사 이래 최대를 기록했고, 수익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63억달러(약 8조4000억원)를 달성했습니다. 
 
영국 항공사 조종사 협회 브리스톨 그라운드스쿨 인터내셔널에 따르면(Bristol Groundschool International) 델타항공과 더불어 미국 3대 항공사로 불리는 아메리칸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의 2023년 연간 매출은 각각 523억달러(약 70조원), 488억달러(약 65조원)로 2위(아메리칸)와 3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4분기 실적이 공시되지 않았지만 4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반영한 대한항공(003490)의 지난해 연 매출은 약 15조원으로 세계 15위권 안에 들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작년 한 해는 지난했던 코로나 터널을 빠져나온 첫 해로, 전 세계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호실적을 거뒀습니다. 그 가운데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제프 무마우 부사장은 “항상 사람들을 최우선했기에 가능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제프 무마우 델타항공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사장이 지난 18일 서울 중구 소공로에 위치한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델타항공)
 
 
-지난해 매출액 기준 세계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작년에 델타 매출이 550억달러를 기록하며 신기록을 세웠다. 수익도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63억달러를 기록했다. 성공 비결은 ‘사람’에 있다. 코로나 기간 자발적 사직이 20~25% 이뤄졌지만 비자발적 사직은 하지 않았다.
 
우리는 여행 수요가 앞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항상 믿었고, 코로나로부터 여행 수요가 언제 반등하는지를 촘촘히 확인하면서 반등 시기가 왔을 때를 대비하기 위해 수만 명의 채용을 발 빠르게 진행했다. 그 결과 억눌린 여행 수요가 폭발했을 때를 대비할 수 있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 항공시장은 어떨 것으로 보나.
 
올해 전반적인 항공 산업은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본다. 작년에 급성장, 급반등했다면 올해는 안정세, 느린 성장세로 접어들 것으로 본다. 하지만 아태지역의 경우 전망이 밝다. 델타는 올해 미국과 아시아를 잇는 역량을 35%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오는 5월부터 인천~애틀랜타 노선을 1일 2회로 증편하고, 오는 6월에는 시애틀~타이베이를 7월에는 LA~상하이를 운항할 예정이다. 또 올 여름까지 조인트벤처(JV)를 맺고 있는 대한항공과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해 아시아와 미국을 잇는 노선을 기존 1일 18회에서 27회로 늘릴 방침이다. 그리고 이중 19회는 한~미 직항이 차지할 전망이다.
 
-2050년까지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우선 델타는 지속가능성을 단순히 지속가능항공유(SAF·Sustainable Aviation Fuel)에만 국한 짓는 게 아닌, 비행 운영과 관련된 모든 여정에 반영하고자 한다. 예컨대 기내에서 사용하는 일회용 플라스틱을 연간 2000톤(t)씩 줄이는 것도 탄소중립 목표 달성위한 과정이다. 또 공항에서 운영되는 지상 장비를 전동화하고 있다. 현재는 보스턴 공항, 뉴욕 라과디아 공항 전체가 전동화 되어 있다.
 
연비가 낮은 비효율적인 구형 항공기들을 순차 퇴역시키고 연비가 높은 A350-1000 등 신형 항공기들을 도입하는 것도 지속가능 목표 달성의 일환이다. 뿐만 아니라,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를 개발하는 조비항공(Joby Aviation)에 우리는 6000만달러(약 800억원)는 선제적 투자를 단행했다. 이번 협력으로 조비항공의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가 개발되면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서 델타항공을 이용하는 고객은 자택에서 공항까지 육로가 아닌 하늘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SAF 확대를 위한 한국 정부에 바라는 게 있나.
 
홍보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SAF 확대 및 도입 필요 이유를 알리는 역할이 필요하다. SAF 가장 큰 문제는 시장에서 존재하는 항공기를 구동할 충분한 SAF 생산량 확보의 어려움이다. 정부가 생산량을 늘릴 수 있도록 영향을 미쳐준다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
 
-기술 발전으로 앞으로는 로봇 조종사가 비행기를 조종하는 시대가 온다고 한다. 로봇 조종사 도입에 대한 의견이 궁금하다.
 
매력적인 아이디어이지만 델타는 사람이 중심인 회사다. 파일럿을 로봇이 대체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 조종사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증가할 것이라고 본다. 가장 중요한 건 인간 조종사가 델타의 항공기를 몰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혁신에 대한 신념도 있어서 어떤 기술이 되었든 안전성을 높이고 효율을 개선하고,  고객 서비스를 개선할 방법이 있다면 이러한 혁신적인 부분들을 고려할 수 있다. 
 
-미국 법원이 제트블루의 스피릿항공 인수를 불허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020560) 합병에도 적신호가 켜졌다는 일부 시각이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보는지.
 
제트블루와 스피릿의 합병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별건으로 봐야한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는 한진칼에서 주도하고 있다. 우리가 양사 합병을 지지하는 이유는 고객에게 이점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올해 목표는 무엇인지.
 
첫 번째는 모든 일을 하는데 있어서 작년 보다 더 안전하게 운항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두 번째는 운영에 대한 탁월성이다. 작년에 글로벌 항공 분석 전문 기관 시리움(Cirium)으로부터 ‘플래티넘 어워드’를 수상했다. 경쟁사 대비 운영 탁월성이 높다는 것이 수상을 통해 입증됐지만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팬데믹 이전에도 스스로의 별명을 ‘온 타임 머신(정시도착)’으로 붙였다. 델타는 정시도착도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 부분이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오세은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