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시가 야심차게 내놓은 새로운 대중교통 결제방식인 기후동행카드가 초반 인기몰이를 하는 가운데 충전방식과 지역 연계에 대한 시민 불편이 숙제로 꼽히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지난 27일부터 대중교통 무제한 정기권 개념인 기후동행카드를 도입했습니다. 월 6만2000원이면 지하철과 버스를, 3000원 더 내면 따릉이까지 무제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대중교통의 가계 부담이 커져가는 상황에서 시민 반응도 뜨겁습니다. 시행 첫 주말에만 하루 평균 7만명의 시민들이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했고, 이용 건수는 총 34만건(버스 19만7000여건, 지하철 14만 9000여건)에 달합니다.
지난 23일부터 사전 판매를 시작한 기후동행카드는 27일까지 모바일 7만6000장, 실물카드가 12만4000장 팔려 총 판매량은 20만장(28일 오후 5시 기준)을 돌파했습니다.
실물카드가 인기를 끌며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 역사에서는 당일 판매물량이 조기에 동나는 일까지 빚어지고 있습니다.
시청역 관계자는 “예상보다 현장에서 구매를 원하는 시민들이 많아 오전이면 준비했던 물량이 다 동나고 있다”며 “일단 추가 물량 배치를 요청한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시가 지난 27일부터 도입한 기후교통카드. (사진=서울시)
하지만, 시범사업이다보니 도입 초기 아쉬운 부분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기존 교통카드가 후불식 결제가 가능해 편하게 이용했던 것과 달리, 기후동행카드는 현재 신용카드 충전은 지원하지 않고 현금 충전만 가능합니다.
또한, 하루 300만명이 서울·인천·경기를 오가는 상황에서 기후동행카드는 현재 서울권역만을 지원할 뿐입니다. 하나로 연결된 지하철 노선도 서울시계를 벗어나는 순간 지원하지 않습니다.
한 시민은 “매일 대중교통을 타는 상황에서 교통비 부담 해소에 도움이 될 듯 해서 구입했다”며 “후불식 충전도 지원 안하고, 본가가 있는 경기도에선 못 쓴다니 아직은 갈 길이 먼 느낌”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현장점검에 나선 오세훈 서울시장도 신용카드 충전 도입과 이용지역의 확대를 약속했습니다.
오 시장은 “4월 정도면 신용카드 충전이 가능하도록 하고, 나아가 후불식 도입도 강구 중”이라며 “무엇보다 사용에 불편이 없도록 최대한 빠른 속도로 경기도의 지자체들과 협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9일 서울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서 기후교통카드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박용준 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