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바이든-날리면' 보도 방송사 의견진술…중징계 예고

여권 3인 참석 '전원 일치'…통상 의견 진술 후 '중징계'
류희림 "듣고 싶은 대로 자막 주장, 공영방송 바람직 태도인가"
언론노조 '반발'…"류희림 방심위 정권비판 언론 옥죄기는 폭주기관차"

입력 : 2024-01-30 오후 3:27:41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MBC바이든-날리면보도와 관련해 9개 방송사의 관계자들을 불러 의견을 듣는 의견진술을 결정했습니다. 통상 의견진술을 거친 안건은 법정 제재가 내려질 가능성이 높기에 이번 안건 역시중징계로 결론이 지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는 30일 오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임시회의를 열고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 당시 불거진 MBC바이든-날리면보도와 이를 인용 보도한 방송사 9곳에 대해 참석자 전원 일치로 이같이 의결했습니다.
 
이날 회의는 정부와 여권 추천인 류희림 위원장과 황성욱 상임위원, 문재완·이정옥 위원이 참석했습니다. 유일한 야권 추천인 윤성옥 위원은 회의에 불참했습니다.
 
30일 오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소위원회 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배덕훈 기자)
 
앞서 지난 20229 MBC TV ’12 MBC 뉴스‘MBC 뉴스데스크는 윤 대통령이 미국 방문 당시 미국 의회와 바이든 대통령을 지칭해 비속어를 사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자막을 달아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이에 대통령실은 바이든이 아니라날리면이라고 말한 것이고 미 의회가 아닌 우리 국회를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MBC 외에도 KBS-1TV ‘코로나19 통합뉴스룸 KBS 뉴스 9’, SBS-TV ‘SBS 8 뉴스’, OBS TV ‘OBS 뉴스 O’, TV조선 ‘TV CHOSUN 뉴스9’, 채널A ‘뉴스 TOP10’, JTBC ‘JTBC 뉴스룸’, MBN ‘MBN 프레스룸’, YTN ‘더뉴스 1등도 이를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 류희림 위원장은 치열한 정상 외교에서 보도는 국익을 우선하는 것이 원칙으로 대통령실의 대응이 늦었다고는 하지만 부인하고 정정보도를 요청했음에도 끝까지 자신들이 듣고 싶은 대로 자막을 주장하는 것이 공영방송으로 바람직한 태도인지 생각해봐야 한다라며 자막은 시각적 이해를 돕기 위한 보조적 수단으로 절대로 왜곡이나 조작이 있어선 안된다라고 말했습니다.
 
문재완 위원은 국회 앞에 미국이라는 괄호를 넣었고 바이든을 명확히 표현한 건 굉장히 잘못된 보도라고 생각한다라며 실질적으로 언론사들이 판단한 내용을 시청자들에게 강요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MBC의 첫 보도와 이후의 다른 방송사 보도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라며 보도 내용뿐 아니라 보도 경위 조치는 방송사 사정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방송사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방심위의 결정은 문제없음’, 행정지도 단계인 의견제시권고’, 법정 제재인 주의’,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나 관계자 징계·과징금으로 구분됩니다. 법정 제재부터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시 감점 사유로 적용돼 중징계로 인식되며 특히 과징금 부과의 경우 10점이 깎입니다.
 
류 위원장은 이날 해당 안건 심의에 앞서 최근 자막으로 논란을 빚은 JTBC의 유튜브 채널 보도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류 위원장은 현장에서 중요 뉴스 인물의 정확한 발언이 들리지 않으면 기관에 확인을 해야 하고 시간이 문제가 있다면 넣지 않던지 방문 상황에 맥락을 맞춰 해야 한다라며 잔칫집에 가서 제사상 발언을 했을 리가 없는데 온라인과 SNS를 통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사흘이 지난 뒤에 시인하고 사과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언론노조는 방심위의 이번 심의 후 기자회견을 열고 류희림 방심위의 정권비판 언론 옥죄기가 폭주기관차와 다름없다라며 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 도구가 된 방심위는 류희림 체제의 교체를 넘어 구조적 해체와 재구성이 필요하다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배덕훈 기자
SNS 계정 : 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