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승부수…최주선 대 정철동

삼성D, 중소형·마이크로OLED 전력투구
LGD, 대형OLED 비중 늘리고 차량 집중

입력 : 2024-01-30 오후 3:16:52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양대 산맥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034220)가 각기 다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략으로 올해 실적 개선에 나섭니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사장),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모두 전자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 출신으로, 각 사의 수장이 세운 차세대 디스플레이 OLED 전략이 올해 회사 실적에 주효하게 작용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내세운 전략은 8.6세대 IT용 OLED, 마이크로OLED, 퀀텀닷(QD)OLED 등에서 입지를 강화한다는 것에 방점을 찍은 반면, LG디스플레이는 대형과 투명OLED, 차량용 디스플레이에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에, LG디스플레이는 대형에 집중한다는 것인데요.
 
우선 지난해 4월 세계 최초로 8.6세대 IT용 OLED 생산에 4조1000억원 투입 계획을 밝힌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도 자금 투입을 이어가며 IT용 OLED 생산 비중 확대에 힘을 쏟을 전망입니다.
 
디스플레이 패널은 유리 기판을 잘라서 만드는데 유리 기판의 크기가 ‘세대’를 결정합니다. 40~70인치 크기의 TV용 패널은 8세대(2200x2500mm) 공정에서 80인치 이상 초대형은 10.5세대(2940x3370mm)입니다. 8.6세대는 2290x2620mm 크기입니다. 이보다 작은 스마트폰용 5~6인치 패널은 6세대(1500x1850mm) 공정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005930)와 애플을 고객사로 두고 있어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OLED 시장에서는 점유율이 가장 높습니다. 회사는 기존 스마트폰·태블릿PC OLED 패널 시장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애플의 ‘비전 프로’와 같은 MR(혼합현실) 기기에 탑재 가능한 마이크로OLED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입니다.
 
 
최주선(왼쪽)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사장),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사진=각 사)
 
 
마이크로OLED는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OLED 패널 보다 더 많은 자발광 소자를 촘촘하게 실장 해야 하는 등 고난도 기술에다가 저전력을 띄어야하는 고성능 제품입니다. 때문에 가격도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비전 프로 제조원가가 1519달러 수준인데 이중 탑재되는 2장의 마이크로OLED 가격이 700달러로 제조원가 40%를 차지합니다. 
 
현재 애플의 비전 프로 디스플레이로 탑재되는 마이크로OLED는 소니가 독점 공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전 프로 출시로 확대될 MR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것이 삼성디스플레이의 전략인 셈입니다.
 
더욱이 삼성디스플레이는 작년 5월 마이크로OLED 기술을 가진 미국 이매진을 인수하면서 시장 진입 시기도 빨라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QD-OLED 대형 패널을 생산하기 전까지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형 OLED를 생산한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대형과 투명OLED, 차량에 전사적인 역량을 기울일 것으로 보입니다. 
 
대형OLED가 사업의 한 축인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진행한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전화 회의)에서 올해 대형OLED 패널 출하량을 전년 대비 20% 늘리겠다는 목표를 내놨습니다. 11년째 대형 OLED 패널을 양산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전체 TV 시장에서 OLED가 갖는 시장은 1000만대를 형성하지 못해 패널 공급자인 LG디스플레이에서도 공급량을 늘리는 것이 관건입니다.
 
투명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안 하는 사업군인만큼 LG디스플레이에서는 경쟁력이 될 수 있습니다. LG전자(066570)는 연내 국내에 우선적으로 투명OLED TV를 판매한다는 계획입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주도를 위해서는 투트랙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30인치대 차량용 패널 수요 증가를 대응코자 구미에 이어 파주사업장에서도 2025년 이후 양산을 목표로 현재 생산 시설 갖추기에 나섰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TV 등 전방 IT 기기 수요가 부진한 것은 올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진다”면서 “다만 스마트폰, 게임용 모니터 등의 중심으로 OLED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어 이는 디스플레이 업계에 청신호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LG디스플레이 차량용 디스플레이 57인치 LCD(남성 뒤), 32인치 슬라이더블 OLED. (사진=LG디스플레이)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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