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빅스비 비전' 기능 축소?…쇼핑 검색 중단

다음 달 초 종료 예고…서비스 시작 7년 만
제휴사 재무 위기·이용률 저조 영향 미친듯
스마트홈 겨냥…음성인식 정체성 강화 집중

입력 : 2024-01-30 오후 3:10:45
 
[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삼성전자가 다음 달 초 이미지 인식 기술을 활용한 '빅스비 비전'의 일부 기능인 '쇼핑 검색' 서비스를 전면 종료합니다. 한국을 포함해 총 4개국에서 서비스를 제공 중이지만 이용률이 크지 않다는 판단 아래 7년여 만에 완전히 접기로 결정했습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이미지 인식 기술 기반 '빅스비 비전'의 쇼핑 검색 서비스 중단을 결정했습니다. 최종 종료 시점은 내달 초로 계획했습니다. 지난 2017년 3월 해당 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지 약 7년 만입니다.
 
쇼핑 검색은 인공지능(AI) 음성 비서 '빅스비'와 별개로 빅스비 비전이 제공하는 구매 서비스입니다. 카메라에 제품 이미지를 담으면 파트너 쇼핑 업체의 상품 검색 결과를 제공하며, 구매도 가능합니다. 한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총 4개국에서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사진=삼성전자 빅스비 비전 애플리케이션 공지 캡처.
 
삼성전자가 최근까지 국내에서 쇼핑 검색 제휴를 맺은 곳은 온라인 상거래업체 11번가입니다. 하지만 유일한 협력 파트너 11번가가 재무 위기에 빠져 정상적인 서비스 지원이 어려워진 데다 이용률 자체도 높지 않다고 판단해 전면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25일 빅스비 비전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쇼핑 검색 기능은 다음 달 초까지만 사용 가능하다"는 서비스 변경을 공지했습니다. 자체 앱 마켓인 '갤럭시스토어'에서도 "협력 파트너 변경에 따라 국가별로 쇼핑 서비스가 변경·종료됐다"고 기재했습니다.
 
삼성전자가 빅스비 비전 내 기능을 축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20년 10월에도 AR 기능인 장소·메이크업·홈데코·스타일링 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으며, 이후 QR코드·바코드 인식 등 일부 기능은 카메라에 통합시키기도 했습니다.
 
빅스비 비전의 쇼핑 검색 기능. 사진=신지하기자
 
삼성전자는 빅스비 비전 내 다양한 서비스를 마련해 이용자 접점을 넓히는 식으로 빅스비 생태계 확장을 모색했습니다. 하지만 이용자 확대에 실패했고, 이를 수익 모델로 발전시키는 방안 마련에도 한계를 느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공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AI'가 빅스비를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갤럭시 AI가 모바일 AI를 통칭하는 개념인 만큼 활용 영역이 겹치는 빅스비를 통합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삼성전자 미국법인도 빅스비는 갤럭시 AI의 하위 범주에 있다고 표현했습니다. 이달 말 출시할 '갤럭시S24' 시리즈 소개 페이지에서 "빅스비는 유용한 온디바이스 기능을 갖춘 별도의 개인 AI 비서와 동일하지만 갤럭시 AI 내 기능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빅스비 사업을 단기간 내 종료할 가능성은 작아 보입니다. 현재 빅스비가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스마트싱스'와 함께 회사의 미래 핵심 전략인 '초연결 경험' 구축에 있어 한 축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빅스비 로고.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음성인식 등 빅스비 본연의 정체성을 살리는 데 집중해 스마트홈 등 분야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집 안 모든 기기를 연결하는 스마트홈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한 만큼 본래 강점을 더욱 발휘하기 적합한 분야에 힘을 모은다는 전략입니다.
 
이달 초 'CES 2024'에서 삼성전자는 "AI를 통해 스마트싱스와 빅스비가 더욱 자동화하고 개인화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관련 기술·파트너십을 공개했습니다. 최근에는 화면 오른쪽 하단에 대화를 추가하는 등 빅스비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업데이트도 진행했습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빅스비 비전의 쇼핑 기능은 쇼핑검색기 데이터베이스(DB)를 제공하는 파트너사의 상황과 사용 빈도 등을 고려해 해당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다"며 "기존 이미지·텍스트·번역·와인 검색은 계속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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