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YG 지분 8년만 '최저'…200억 태운 양현석, 헛돈 썼나

지난 9월부터 YG 지분 축소 나선 국민연금
YG 지분 7.87 → 4.29% 까지 낮아져
증권가, 부정적 전망…"블랙핑크 완전체 활동 불확실"

입력 : 2024-02-0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 주식을 지속적으로 팔아치우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지분 정리로 국민연금 보유 지분율은 8년 만에 최저치로 낮아졌습니다.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낮아지는 과정에서 와이지 주가는 지속적인 약세 기조인데요. 최대주주인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의 200억원대 자사주 매입이 무색해지는 모양새입니다.
 
YG 연이은 주가 하락, 국민연금 지분 8년만 최저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YG엔터 지분율이 5.78%(107만8767주)에서 4.29%(80만2245주)로 감소했다고 지난 1일 공시했습니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해 10월 YG엔터 지분 비율을 6.79%(126만8201주)에서 5.78%(107만8767주)로 줄였습니다. 국민연금의 보유 지분이 5% 이하로 축소되면서 국민연금이 추가 매도에 나서도 사실상 지분 신고 의무는 사라진 셈입니다. 현재 지분율(4.29%)는 2016년 3월 YG엔터 지분 비율 4.17%(68만4418주) 이후 8년 만에 최저치입니다.
 
표=뉴스토마토
국민연금은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YG엔터 보통주 9.41%(175만6179주)를 보유했습니다. 지난해 6월 YG엔터는 탑의 빅뱅 탈퇴를 공식 인정, 지드래곤의 계약 만료, 위너 강승윤 군 입대 등의 이슈로 인해 6월1일 9만4700원인 주가가 28일 7만8500원로 17.1% 하락했습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6월29일 9.41%에서 7.12%(132만9376주)로 줄였습니다. 
 
YG엔터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자 국민연금은 다시 한 번 YG엔터 보유 지분을 내다 팔았는데요. 지난해 7월 28일 7만7200원인 YG엔터 주가는 8월1일 7% 가량 하락한 7만1800원까지 떨어졌습니다. YG엔터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다음 날인 2일 국민연금은 YG엔터 주권을 7.12%에서 6.82%(127만2889주)로 낮췄다고 신고했습니다.
 
YG엔터는 지난해 8월 2년 만에 악뮤가 컴백, 베이비몬스터 프리 데뷔곡 '드림' 공개, 블랙핑크 걸그룹 최초 고척동 입성 이슈로 주가가 상승세를 탔습니다. 호재성 이슈가 발생하면서 국민연금은 지난해 8월 YG엔터 지분을 기존 6.82%에서 7.87%(147만681주)로 확대했다고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말 YG엔터가 블랙핑크의 개별 활동에 대한 추가 계약 실패 소식이 전해진 이후 주가가 급락하자 국민연금은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많은 주식(27만6522주)을 팔아 치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악재가 발생하면 지분율을 낮추고, 호재가 발생하면 지분율을 늘렸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블랙핑크 완전체 활동 불투명, 2024년 감익 불가피
 
국민연금의 지분 축소로 최근 200억원이 넘는 자사주 매입을 진행한 양현석 총괄의 입장도 무색해졌는데요. 양현석 YG 총괄 프로듀서는 지난달 23일 200억원대 YG엔터 주식 46만1940주를 매입했다고 신고했습니다. YG엔터 주가는 지난달 23일 공시 후 4일 연속 올랐지만 현재 주가 기준으론 오히려 지분 신고 이전보다 낮아진 상태입니다. 최대주주의 자사주 매입 효과가 사실상 없었단 해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증권가의 전망도 부정적인데요. 올해 YG엔터의 실적은 부진할 전망입니다. YG엔터의 매출 비중은 지난 3분기 기준 음반·음원(39%) 다음으로 콘서트(23%)가 높은데요. 2023년 진행된 블랙핑크의 월드투어가 콘서트 매출 비중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를 했습니다. 
 
블랙핑크(사진=YG엔터테인먼트)
 
하지만 올해 블랙핑크의 완전체 활동은 언제 이뤄질지 불확실한데요. 다올투자증권은 2025년 블랙핑크 앨범 발매 및 월드투어가 진행되면 성장세가 회복 가능하지만 2024년 매출 및 영업이익 감소는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교보증권은 블랙핑크 완전체 앨범 발매가 없다고 가정한 올해 예상 영업이익을 587억원으로 작년 영업이익 추정치인 953억원 대비 38.1%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은 "블랙핑크 활동이 없을 시 2024년 큰 폭의 감익이 예상된다"고 전했습니다. 
 
대신증권도 올해 YG엔터가 어려운 시기를 보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블랙핑크의 올해 단체 활동 여부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올해 실적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감익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YG에 대한 커버리지 자체를 배제하는 움직임도 나타나는데요. 한화투자증권이 지난 2일 발간한 엔터업종 산업보고서에서 하이브(352820), 에스엠(041510), JYP Ent.(035900)에 대해선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했지만 YG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YG엔터는 블랙핑크 완전체 활동 계획에 대해 "추후 말씀 드릴 예정이다"고 밝혔습니다. 
 
YG엔터테인먼트 사옥.(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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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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