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유출' 65억 처벌 상향…기업침해·투자위축 해소 '관건'

최근 5년간 산업기술 등 해외유출 96건
처벌 강화 등 담아 상반기 개정 추진 목표
판정신청 통지제·해외M&A 심사 등 강화
재계 '기업 자율성 침해'·외투 위축' 우려
"불요불급 규제 완화, 기업 불편 해소할 것"

입력 : 2024-02-06 오후 4:30:20
 
[뉴스토마토 김소희 기자] 해외로 빼돌리는 기술유출 수법이 더욱 지능화·다양화되면서 '기술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한 정부가 기술 해외유출범죄 벌금을 65억원으로 높이기로 했습니다. 근거가 없어 처벌하지 못했던 기술유출 브로커에 대해서도 처벌할 수 있는 침해행위에 대한 기준도 마련합니다.
 
문제는 산업기술 보호를 위해 판정신청 통지제·보유기관 등록제 신설·실태조사·해외인수합병 승인 심사항목을 강화해야하는 만큼, 기업 자율성 침해 우려와 외국인 투자위축 해소가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산업기술보호 주요 이슈와 대응방향'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 산업기술·국가핵심기술 해외유출 적발건수는 모두 96건이다. 표는 최근 5년간 연도별 업종별 해외유출 적발 건수. (표=뉴스토마토)
 
6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산업기술보호 주요 이슈와 대응방향'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 산업기술·국가핵심기술 해외유출 적발건수는 모두 96건입니다. 이중 반도체 등 국가핵심기술 유출은 33건입니다. 
 
산업기술 해외유출 적발건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2019년 해외유출 적발건수는 14건이었습니다. 2020년 17건, 2021년 22건, 2022년 20건, 2023년 23건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해는 최근 5년간 최대 적발 건수를 기록한 셈입니다. 
 
최근 5년간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관련 법원 판결 현황을 보면, 유기형은 9건(전체 97건)에 불과합니다. 유기형이 차지하는 비율은 9% 수준입니다. 
 
집행유예는 36건으로 전체 판결 건수 중 37%에 달합니다. 기술유출자 10명 중 3명은 집행유예를 받는 것입니다. 무죄도 29건(29%)이며, 벌금 7건(7%), 기타 16건(16%) 등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에 산업부는 산업기술 유출 범죄 처벌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해외유출범죄 벌금을 15억원에서 65억원으로 상향합니다. 기술유출 브로커도 처벌할 수 있도록 침해행위를 확대하고 침해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한도도 3배에서 5배로 늘립니다. 
 
정부는 해당 내용의 산업기술보호법(산기법)을 올해 상반기까지 개정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후속조치로는 하반기 중 시행령을 개정을 언급했습니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산업기술보호 주요 이슈와 대응방향'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 산업기술·국가핵심기술 해외유출 적발건수는 모두 96건이다. 표는 최근 5년간 국가핵심기술, 연도별 업종별 해외유출 적발 건수. (표=뉴스토마토)
 
 
하지만 법안 개정을 놓고 재계의 우려도 고조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각에서 '기업 자율성 침해', '외국인 투자 위축'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판정신청 통지제·보유기관 등록제 신설·실태조사 강화와 해외인수합병 승인 때 심사항목 추가가 대표적입니다. 외국인에게도 공동신청 의무를 부여하는 등 외국인 투자 심사 기준 강화도 우려하는 부분입니다.
 
현행 판정신청 통지제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국가핵심기술 해당여부를 판정 신청하는 경우에만 기술보호가 가능합니다. 이를 국가가 직권으로 기업의 국가핵심기술 해당 여부를 판정신청 통지가 가능하도록 개정한다는 것입니다. 
 
재계에서는 '판정신청 통지제', '해외인수합병시 외국인의 신고의무 부여' 등이 기업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외국인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토로합니다. 
 
지난 1월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산기법 개정안 통과가 불발된 바 있습니다. 당시 야당은 국내기업이 인수합병 등 해외기업과 투자·협력 활동을 할 경우 신고·승인 절차를 밟도록 한 조항이 '과도한 기업의 자율성 침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국회·언론 등을 통해 제기된 의견을 수렴해 법률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산업부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 심사 부분은 적대적 M&A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기업들이 기술 보호조치를 적정하게 한다면 대부분 승인될 것이다. 기술 보호를 가지고 해외에 나가라는 취지"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기술보호를 하면서도 불요불급한 규제는 완화해 기업 불편을 해소하겠다"며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기술수출 심사절차 간소화 방안을 상반기 중 마련하거나 산업기술보호위원회 운영 활성화를 통해 수출 및 M&A 심사기간을 단축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세종=김소희 기자 shk329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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