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영업이익률 '반토막'…올해 수주목표 '하향조정'

상위 5개사 영업이익률 5%대…호황기 대비 급감
매출 늘었지만 영업이익률 부진…복합 요인 작용
대형사, 신규 수주목표액 '하향 조정'
건설 보릿고개, 기업 간 '역량차이' 나타날 듯

입력 : 2024-02-07 오후 2:16:09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부동산 경기침체와 공사비 상승으로 지난해 주요 건설사들의 영업이익률이 전년 대비 뒷걸음질쳤습니다. 선방한 실적과 별개로 영업이익률이 감소한 것은 자잿값 등 공사비 상승과 고금리, 경기침체, PF부실과 미분양 증가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이에 따라 주요 건설사들은 올해 수주목표액을 일제히 하향조정했습니다. 주택사업보다는 해외 사업 비중을 높이며 내실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서울 시내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뉴스토마토)
 
시평상위 5개사 영업이익률 '반토막'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건설, DL이앤씨, 대우건설, GS건설 등 5개 대형 건설사들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9%대에 머물렀습니다. 마이너스 영업이익률(-2.9%)을 기록한 GS건설을 제외해도 4.45%대에 불과합니다. 
 
2022년 이 상위 5개 사 영업이익률은 5.5%대였으며 3~4년 전 부동산 호황기에는 10%대를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고점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든 수치입니다.
 
반토막난 영업이익률에 비해 건설사들의 매출 실적은 좋은 편입니다. 삼성물산의 경우 지난해 연간 매출 19조3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7%, 현대건설은 2022년 대비 39.61% 증가한 29조651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대우건설(11.79%↑), DL이앤씨(6.64%↑), GS건설(9.2%↑) 모두 전년 대비 매출은 상승했습니다. 
 
이같은 건설사들의 지난해 매출 증가는 해외사업 선전과 다수의 대형 아파트 단지 준공에서 비롯됐습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형사들이 3~4년 전 수주한 아파트 공사를 지난해 준공한 단지들이 있었다"며 "이와 함께 대형사들의 경우 해외사업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면서 매출 증가에는 기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자잿값 인상·고금리·인플레이션·미분양 탓
 
반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 부진 현상이 뚜렷합니다. 업계는 건설사 영업이익률 하락 요인으로 자잿값 인상, 고금리, 인플레이션 등을 꼽고 있습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사들은 건설공사에 선투입하는 자금, 즉 마지막에 공사완료된 뒤에 받는 잔금만큼 먼저 쓰는 돈이 있다. 이 돈을 자기자본으로 하든 차입금으로 하든 금융비용으로 환산되는데 고금리로 인해 이 부분이 사업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건설사들은 기존 약정 금액을 공사를 진행하면서 실행률은 올렸지만 국제전쟁과 인플레이션 등 내외부 요인으로 인해 공사비 변동이 생겼고 그 만큼 영업이익률이 떨어지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침체된 부동산 시장으로 인한 미분양 증가도 주요 원인입니다. 박철한 위원은 "시장 분위기가 워낙 안 좋다보니 지방에서 미분양이 나면 이해가 가지만 서울과 수도권에 입지가 양호한 단지에서도 지난해 미분양 건이 증가했다"며 "여기에 분양가는 계속 오르는 추세여서 주택관련 실적이 부진하고 이로 인해 영업이익률을 깎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022년~2023년 대형건설사 영업이익액·영업이익률 변동 추이 (그래프=뉴스토마토)
 
2022년과 지난해 주요건설사들의 영업이익률을 살펴보면  △삼성물산(5.99%→5.35%) △현대건설(2.71%→2.64%) △DL이앤씨(6.6%→4.15%) △대우건설(7.29%→5.68%) △GS건설(4.5%→-2.9%)입니다. 5개 사 모두 하락전환을 면치 못했습니다. 
 
대형건설사, 올해 신규수주 목표 '하향조정'
 
이처럼 부진한 영업이익률에 건설사들은 일제히 올해 목표치를 하향조정하고 나섰습니다. 매출액 목표치는 전년동기대비 비슷한 수준을 내놨지만 신규수주 목표치를 조정한 것입니다. 
 
지난해 32조4906억원의 신규 수주고를 올린 현대건설은 올해 10.77% 줄어든 28조9900억원을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 역시 목표치를 6.39% 하향 조정했습니다.
 
지난해 검단아파트 주차장붕괴 사고로 부침을 겪은 GS건설만이 신규수주목표를 30%가량 올려 잡았습니다. 다만 GS건설은 해당 사고로 실적 관련 수치가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실제 목표치를 높였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보릿고개에 접어든 상황에서 건설사들의 역량 차이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은형 위원은 "시장이 좋을때는 아무나 뭘 해도 돈을 벌지만,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 그간 보수적인 경영방침과 기업역량을 쌓아온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명확하게 갈리게 된다"며 "침체기에는 개별기업의 축적된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 기업 역량의 판단 기준은  기업 오너나 임직원의 역량, 기업문화, 신사업 포트폴리오 등 다양하다"고 말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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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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